[더파워 이우영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약 20%의 수익률을 올리며 제도 도입 이후 최고 성과를 기록, 기금 규모가 1473조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민 노후자금의 핵심 축인 국민연금 기금이 올해 약 2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보건복지부는 29일 12월 잠정치를 기준으로 올해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이 약 20%로,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수익률은 지난해 기록한 1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기금운용 성과가 개선되면서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지난해 말 1213조원에서 올해 1473조원으로 약 260조원(21.4%) 증가했다. 늘어난 260조원은 지난해 연금 급여 지출 44조원의 5.9배에 해당해, 기금 수익 증가가 재정 안정성 강화로 직결되고 있다는 평가다.
자산별로 보면 국내 주식 수익률이 약 78%로 가장 높았고, 해외 주식 약 25%, 대체투자 약 8%, 해외 채권 약 7%, 국내 채권 약 1% 순이었다. 복지부는 국내외 증시 강세, 특히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은 제도 초기 채권 위주 운용 시기엔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2010년대에는 연 5% 안팎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대와 자산시장 랠리에 힘입어 2020·2021년에는 9~10%대, 2023·2024년에는 각각 13.6%, 15.0%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왔고, 올해 20%대에 진입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쓴 셈이 됐다.
다만 국내 증시 급등에 따른 단기 성과인 만큼, 향후 포트폴리오 관리와 위험 분산의 중요성도 커졌다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국민연금은 그간 특정 자산군 쏠림을 막기 위해 자산별 목표 비중과 상·하한선을 두고 운용해 왔으며, 국내 주식 비중은 올해 들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 재정의 장기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단기 수익률에 치우치지 않는 자산 배분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정부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기금운용 체계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장기 재정 추계상 목표 수익률인 연 4.5%를 상향해 연 5.5% 수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기준 포트폴리오 등 자산 배분 체계를 손질하고, 전문 운용인력 확충과 투자 인프라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예정된 보험료율 조정 논의와 맞물려 보험료 수입이 늘어날 경우 기금 규모 확대와 함께 보다 적극적인 자산 운용 전략도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 수익과 규모 확대가 연금 재정 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수익성과 안정성, 공공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운용 원칙을 유지해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