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2025.12.31 (수)

더파워

석유화학 효율화·렌탈 매각…롯데, 사업 재편 속도

메뉴

산업

석유화학 효율화·렌탈 매각…롯데, 사업 재편 속도

유연수 기자

기사입력 : 2025-12-31 10:05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석유화학단지 전경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석유화학단지 전경
[더파워 유연수 기자] 롯데가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고 전지소재·수소·바이오 등 고부가·신사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그룹 사업 구조를 손질하며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글로벌 산업 구조 전환이 겹치면서 대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롯데가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미래 사업 육성을 축으로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롯데는 석유화학 부문의 범용 사업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스페셜티 소재,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바이오 등 성장 사업을 확대해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한 데 대응해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 재편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NCC 구조개편 정책에 발맞춰 업계에서 가장 먼저 사업 재편에 착수해, 지난 11월에는 정부가 제시한 제출 기한보다 한 달 앞서 대산 공장과 HD현대케미칼을 통합하는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

대산 공장을 물적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양사의 중복 설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내용으로, 선제적 구조 개편을 통해 범용 석유화학 설비 효율화와 중장기 사업 안정성 제고를 동시에 꾀한다는 구상이다. 이어 12월19일에는 한화솔루션, DL케미칼과 함께 여수산단 내 중복 설비를 통합 운영하고 생산량을 감축하는 방안을 담은 추가 사업재편안도 제출했다. 롯데케미칼은 명확한 범용 사업 축소 기조 아래 국내 최대 370만톤 규모 NCC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며, 향후 채권단 실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구조 개편과 병행해 고부가·친환경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약3000억원을 투자해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했으며, 올해 10월부터 일부 라인에서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으로 연간 50만톤 규모의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드 생산 시설이다.

모빌리티와 IT 등 핵심 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하고, 향후에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Super EP) 제품군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공장에는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 포장 로봇, 자동창고 등 첨단 설비가 전면 적용돼 운영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높였다.

전자소재 분야에서는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하이엔드 동박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유일 회로박 생산기지인 익산 공장을 중심으로 AI용 고부가 회로박 공급을 확대하며 글로벌 수요 변화에 대응 중이다. 익산 공장은 단계적으로 AI 회로박 전용 라인으로 전환해 생산 능력을 2026년까지 기존 대비 1.7배, 2028년에는 5.7배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기술 중심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수소에너지와 발전 사업도 새로운 축으로 키우고 있다. 울산에서는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를 통해 올해 6월부터 20MW 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발전원으로 향후 20년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며, 롯데는 내년까지 동일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4기를 순차적으로 운영해 총 80MW 규모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는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인 450bar 고압 수소출하센터를 준공하고 지난 11월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롯데는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반에 걸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외 파트너와 협업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역할을 넓히고 있다. 일본 도쿠야마와 합작 운영 중인 글로벌 1위 반도체 현상액(TMAH) 제조사 ‘한덕화학’은 생산 설비 확대를 추진 중이다. 경기도 평택에 약9800평 규모 신규 부지를 확보해 현상액 생산시설을 추가 구축하고 있으며, 내년 말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TMAH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미세 회로 패턴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소재로, 한덕화학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확대되는 수요에 선제 대응해 고부가 소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차원의 비즈니스 리스트럭처링과 재무 건전성 제고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롯데는 국내외 사업장과 자산 전반을 점검해 그룹 전략과 연관성이 낮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확보한 재원을 성장성이 높은 핵심 사업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에는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롯데렌탈 지분 56.2%를 약1조6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월에는 코리아세븐 ATM 사업부와 가동을 중단했던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매각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재무 건전성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콘텐츠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 합병을 추진 중으로, 지난 5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롯데는 양사 합병을 통해 고객 중심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영화 사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바이오 분야는 그룹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2022년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플랜트 인수와 신규 건설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도약을 목표로 한다. 2023년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CDMO 시장에 본격 진입했고, 기존 BMS 인력을 대부분 승계해 단기간에 글로벌 CDMO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약1억달러를 투자해 최대 1000리터 규모 접합 반응기를 포함한 통합 생산·정제 라인을 구축했으며, 자체 품질관리(QC) 시험과 특성 분석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고객사의 다양한 개발·생산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2030년까지 송도에 총 36만리터 규모 바이오 캠퍼스 3개를 조성하고,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포함해 총 40만리터 규모 글로벌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6년 완공 예정인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은 12만리터 규모로, 2027년 상반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겨냥한 전략적 대규모 생산 거점으로, 시러큐스 캠퍼스는 항체부터 ADC까지 아우르는 통합 CDMO 허브로 기능하는 듀얼 사이트 운영 체계를 구축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석유화학 구조 개편과 재무 체질 개선, 신사업 투자 확대를 병행하며 그룹 전반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4,214.17 ▼6.39
코스닥 925.47 ▼7.12
코스피200 605.98 ▲0.29
암호화폐시황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8,493,000 ▲46,000
비트코인캐시 870,000 ▲2,500
이더리움 4,324,000 ▲7,000
이더리움클래식 17,230 ▲20
리플 2,717 ▲4
퀀텀 1,857 ▲3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8,400,000 ▼87,000
이더리움 4,322,000 ▲6,000
이더리움클래식 17,210 ▲10
메탈 515 ▼7
리스크 284 ▼3
리플 2,716 ▲2
에이다 513 ▲1
스팀 99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8,450,000 ▲80,000
비트코인캐시 868,500 ▲1,000
이더리움 4,324,000 ▲9,000
이더리움클래식 17,190 0
리플 2,718 ▲5
퀀텀 1,854 ▼9
이오타 120 0
모바일화면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