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내수 회복과 반도체 경기 개선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잠재성장률 하락과 양극화 심화를 동시에 풀기 위한 2026년 성장 청사진이 제시됐다.
재정경제부는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고, 거시경제 관리·잠재성장률 반등·국민균형성장·대도약 기반 강화 등 4대 분야 15대 과제와 50대 세부과제를 통해 2026년 성장률 2.0%와 물가상승률 2.1%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먼저 출범 이후 추진해 온 비상경제 대응과 구조개편 성과를 토대로 2025년 연간 성장률이 1.0% 수준에 그친 이후 2026년에는 내수 개선과 반도체 호조를 기반으로 2.0%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는 내수 회복 등 상방 요인에도 국제유가 하락을 감안해 2025년과 2026년 모두 2.1% 상승을 전망했다.
다만 환율·부동산시장 변동성과 가계부채·새마을금고 건전성 등 리스크, 인구 감소·투자 부진·생산성 정체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소득·자산 양극화 심화 등 구조적 과제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거시경제 운용과 관련해 정부는 2026년 총지출을 전년보다 8.1% 늘리고 공공기관 투자를 70조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정책금융을 633조8000억원까지 공급해 적극적 재정·금융 조합으로 총수요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소비 측면에서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전기차 전환지원금 지급, 대형 소비 행사인 ‘코리아그랜드페스티벌’의 전국·온·오프라인 확장 등을 통해 내수를 살리고, 투자 측면에서는 중소·중견기업 시설투자자금 확충으로 시설투자자금 공급 규모를 54조400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수출 부문에서는 무역보험 275조원 공급과 수출금융 377조원+α 지원, 수출바우처 확대, 선물환 수수료 인하·환변동보험 확충, 비관세장벽 대응 강화, 서비스 수출혁신전략 수립 등을 통해 수출 회복세를 뒷받침하고, 외환·부동산·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병행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정부는 “반도체+α” 국가전략산업 육성과 AI·녹색 전환을 축으로 한 초혁신경제 구현에 방점을 찍었다.
대통령 직속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2027~2031년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한편,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인허가 타임아웃제 도입,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확충,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반도체 분야 4조2000억원 지원 등을 통해 K-반도체 ‘세계 2강’ 도약을 추진한다.
방산 부문에서는 NATO·EU 등과의 협력 채널 확대, 방산 스타트업 발굴, 장기·대형 프로젝트 금융 지원을 통해 ‘방산 4대 강국’ 기반을 다지고, 바이오·백신·의료기기·K-컬처 연계 콘텐츠 산업과 석유화학·철강 등 주력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저탄소 전환을 위한 기술·R&D·사업재편 지원 패키지도 병행하기로 했다.
동시에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과 첨단 GPU 1만장 공급(2028년까지 5만2000장 이상 확보), AGI 연구조직 설립, 국산 NPU 실증, AI CCTV 등 공공 적용, GX 관련 탄소시장·저탄소제품 인증제도 개편 등 AI·녹색 대전환 과제와 함께,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와 디지털자산 현물 ETF 도입, 2030년까지 국고금 집행의 4분의 1을 디지털화폐로 처리하는 국고금 관리 선진화도 추진한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전략적 대외경제 협력과 생산적 금융을 통해 성장기반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한미전략투자공사와 관련 기금을 신설해 대미투자 2000억달러, 조선 협력 1500억달러를 지원하고, 조선·원전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와 함정 MRO 클러스터, 한미 조선협력센터, SMR(소형모듈원전)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미국과의 공급망·시장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규모 전략수출금융기금을 통해 방산·원전 등 각국의 수주경쟁이 치열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국가별 특화 진출전략과 경제안보 강화 대책을 병행한다.
금융 부문에서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2026년 한 해 30조원을 AI·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수소·항공우주·모빌리티·콘텐츠 등에 투자하고, 6000억원 규모 국민참여형 펀드를 도입해 손실 일부에 대한 재정 보강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첨단산업 금융지원을 확대한다.
동시에 ‘생산적 금융 ISA’ 신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운용 규제 완화, 금융회사 생산적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인정 확대,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운영, 자사주 세제·지배구조 관련 제도 정비, 원화 국제화 로드맵 수립,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시장·청산결제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 질과 글로벌 위상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인적자본 축적과 인구 구조 변화 대응도 별도의 축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이공계 대학·대학원생 장학금과 연구생활장려금을 확대하고, 학·석·박사 통합 패스트트랙과 우수 학부생 지원, 박사후 연구자 지원 확대로 과학기술 핵심인재를 조기에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국가과학자 제도를 도입해 국가 R&D를 이끌 리더급 과학자·공학자 20명을 선발하고, KAIST와 거점 국립대에 AI 단과대학을 신설한 뒤 다른 과학기술원으로 확산해 권역별 AX(전 부문 AI 전환) 핵심인재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저출생 대응과 관련해서는 2026~2030년 인구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 인상, 여성 경력단절 예방, 신산업 직업훈련 확대, 대체인력·업무분담 지원금 상향, 아이돌봄 서비스 대상·야간긴급돌봄 지원 확대, 민영주택 신생아 특별공급 신설, 아동수당 지급 연령 상향 등 일·가정 양립과 양육부담 경감을 위한 조치를 담았다.
외국인력은 전략산업 중심으로 제도 정비와 체류·정착 지원을 강화해 노동시장·산업 수요에 맞는 인력 공급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국민균형성장과 양극화 완화를 위해 정부는 수도권 1극 체제를 ‘5극3특’ 체제로 전환하고, 지방 주도의 성장엔진을 키우는 방안을 내놨다.
가칭 ‘5극3특 성장엔진’을 선정해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지원하고, 이와 연계한 메가특구를 도입하기 위한 특별법을 2026년 상반기 중 제정해 규제 특례와 세제·재정 패키지를 묶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방 AX 가속화를 위해 지방 중심 AI 데이터센터 활성화를 지원하고, RE100 산업단지 조성, 광역 교통·물류 인프라 확충, 대학 혁신과 연계한 지역 인재 양성도 추진한다.
동시에 대·중소기업 상생성장 전략과 상생협력기금 1조5000억원 이상 조성, 플랫폼·유통·대리점 거래까지 포함하는 상생협력법 개정, 벤처·창업·재도전 생태계 강화,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청년·중장년 고용 촉진과 노후소득 보장, 저소득층 지원 강화, 산재 예방 예산·세제·금융·조달 인센티브를 통한 산업안전 투자 확대,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대책 등을 통해 성장의 온기를 취약계층·지역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K-컬처·게임·푸드·뷰티 등 콘텐츠 산업 육성과 중국 등과의 문화 협력 채널 복원, K-뷰티·K-푸드 페스티벌, 관광 인프라 확충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조기 달성도 목표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규제·재정·공공부문 구조 개편을 통해 ‘경제대도약’의 제도적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첨단·신산업 규제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 증손회사 지분 규제 완화, 금융리스 허용, 데이터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과 과징금 체계 조정, 의료·문화 분야 데이터 스페이스 구축, AI 학습 데이터 유통·공유 활성화, 플랫폼 규제 정비 등을 추진하고, 한국형 국부펀드를 설립해 정부 출자·물납 주식을 기반으로 약 20조원 규모 초기 자본금을 조성한 뒤 국부 관리·운용 전담 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AX·GX 등 핵심 아젠다에 대한 부처 간 연계·협업을 강화하고, 포괄보조·초광역 사업을 통한 지방 자율성 확대, 지출구조조정·유사·중복 사업 정비, 사회보험 재정안정화, 체납관리단·국세외수입체납관리단 설치, 비과세·감면 정비 등을 통해 재정·세제 구조를 손질한다는 구상이다.
조달 분야에서는 혁신조달 확대, 저가입찰 방지, 선급금 제도 개선, 공공기관 혁신 등으로 재정 집행 효율성을 높이고,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향한 ‘경제대도약 마스터플랜’과 중장기 국가비전인 ‘미래비전 2050’을 2026년 중 수립해 중장기 도전과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한다는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