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내 소비 회복세가 유통·의류 업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2일 유통·의류 업종에 대해 반도체 업황 호조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 자산 효과가 내수 소비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 환경과 주가 흐름은 2017년 상황과 유사하다”며 “올해는 상반기 중 1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단기 고점을 형성한 뒤 하반기 외국인 매출 증가율, 반도체 업황, 코스피 흐름 등 매크로 변수에 따라 업종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한국의 소비가 수출 경기와 밀접하게 움직인다고 봤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한국 수출이 확대되고,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과 자산 가격 상승이 소비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4월 93.8에서 올해 2월 112.1까지 상승했으나, 3~4월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4월에는 99.2까지 낮아졌다.
소매 시장은 지난해 3분기부터 회복 흐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됐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2분기 국내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1%대에 머물렀지만, 3분기부터 3%대에 진입하며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물가 측면에서도 지난해 3분기부터 소매 시장 성장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백화점은 소비 회복의 직접적인 수혜 채널로 꼽혔다. 외국인 소비와 럭셔리 브랜드 매출 호조에 더해 중산층 소비가 회복되면서 기존점 성장률이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올해 1분기 국내 패션 카테고리는 평균 12~15% 상승하며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에 기여했다.
인바운드 수요도 유통업종의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처음 넘어섰고, 올해 정부 목표치가 2300만명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내수 시장에서 외국인 카드 사용액 비중은 3.0%를 넘어섰으며, 국내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약 5~7% 수준으로 파악됐다.
특히 서울 명동, 강남, 잠실과 부산에 랜드마크 점포를 보유한 백화점 업체의 수혜 가능성이 언급됐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의 서울 주요 점포 매출 비중은 약 37~38% 수준이며, 서울 주요 점포의 성장률이 20% 이상을 기록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부산 지역 점포 역시 외국인 방문 수요 확대에 따라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백화점 사례도 비교 대상으로 제시됐다. 일본은 방일 외국인 수가 급증했던 2022~2024년 내수 소매 시장이 각각 2.6%, 5.6%, 2.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일본 백화점 업계는 연평균 9% 성장했고, 면세 매출은 연평균 144%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일본 백화점 업체들이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경험했다고 분석했다.
편의점 업종도 올해 실적 개선 가능성이 제시됐다. 지난 2년간 점포 구조조정이 진행된 데다, 1분기 주식시장 호황으로 저녁 모임이 늘면서 야간 트래픽이 개선됐다는 판단이다. 대신증권은 숙취해소제와 아이스크림 등 야간 수요 회복이 편의점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의류 업종에서는 영원무역, F&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주요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영원무역은 룰루레몬과 파타고니아, 아크테릭스 등 주요 고객사 매출 확대가 주목됐고, F&F는 MLB 중국 사업 성장과 영업이익률 개선 흐름이 언급됐다. 한섬은 올해 영업이익 반등 가능성,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대표이사 교체 이후 코스메틱 부문 재편 효과가 관심 요인으로 제시됐다.
유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호조가 수출 증가로 이어지고 GDP 성장을 견인할 경우 내수 소비심리도 개선되는 구조”라며 “일반적으로 반도체 업턴 사이클과 소비 회복 사이클이 동행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