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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라 안전하다더니 원금 전액 손실”…금감원, 해외펀드 경고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8-10 13:07

레버리지 구조 탓에 부동산값 소폭 하락해도 원금 전액 손실 가능
‘연 6% 확정이자’ 설명 뒤 배당 중단 사례도…만기 지나도 회수 지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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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부동산에 투자하니 안전하다’는 설명을 믿고 가입했다가 원금을 전부 잃고, ‘매년 6%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배당이 끊기는 등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관련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이라는 기초자산만 보고 안전상품으로 판단했다가는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10일 해외부동산 공모펀드에서 실제 발생한 주요 금융투자 분쟁사례를 토대로 투자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7가지 유의사항을 공개했다. 원금 전액 손실부터 배당 중단, 중도환매 제한, 만기 이후 투자금 회수 지연, 공실 위험까지 부동산펀드 특유의 위험이 실제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큰 오해는 투자 대상이 부동산이면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다. 해외부동산펀드는 현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을 매입하는 레버리지 구조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대출을 만기까지 갚지 못하면 현지 대출기관이 담보권을 행사해 해당 부동산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다. 문제는 부동산 매각대금이 투자자에게 먼저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선순위 대출금을 우선 갚은 뒤 남은 금액만 투자자의 몫이 된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폭락하지 않더라도 투자자가 넣은 원금을 모두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은 해외부동산펀드 가입 전 담보인정비율인 LTV 수준과 대출 이자비용 구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분쟁 사례에서는 한 증권사 직원이 투자자에게 “투자 대상이 부동산이라 원금 손실 걱정 없이 안전하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결국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이 통화 녹취를 확인한 결과 “부동산에 투자하니까 원금 손실이 날 일이 없다”는 취지의 단정적인 설명이 확인됐다. 이에 금감원은 부당권유 금지 위반으로 해당 증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꾸준한 배당을 약속받았다고 해도 지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부동산펀드의 현지 대출계약에는 임대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지 않고 대주에게 우선 귀속시키는 이른바 ‘캐시 트랩’ 조항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캐시 트랩은 LTV가 일정 수준을 넘거나 건물 공실률이 올라가는 등 특정 조건이 발생하면 작동한다. 이 경우 건물에서 임대료가 계속 들어와도 투자자에게 돌아갈 배당금은 중단될 수 있다.

실제로 한 투자자는 증권사 직원에게 “매년 6%의 확정 이자가 지급되는 상품”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듣고 펀드에 가입했지만 이후 배당금이 끊겼다. 금감원은 녹취에서 안정적인 배당을 강조한 사실을 확인하고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증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해도 투자금을 바로 꺼내기 어렵다. 부동산펀드는 만기 전까지 투자금 회수를 제한하는 ‘환매금지형’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상품은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할 수 있지만 이 역시 현금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량이 적으면 매수자를 찾지 못할 수 있고, 투자자산 가치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한 투자자는 긴급한 자금이 필요해 중도환매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는 가입 당시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중도환매가 제한된다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중도환매 제한을 부동산펀드의 본질적인 특성으로 봤다. 투자설명서에도 만기 전 환매가 제한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고 투자자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도 확인되지 않아 증권사의 환매 거절을 부당한 업무처리로 인정하지 않았다.

‘만기’ 역시 예·적금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펀드 만기가 돌아왔더라도 보유 부동산 매각과 청산이 끝나지 않으면 투자금 지급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자총회에서 만기 연장에 반대하고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더라도 즉시 돌려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펀드 안에 충분한 현금이 없다면 반대수익증권 매수 자체가 연기될 수 있다.

실제로 만기 연장에 반대한 투자자가 투자금 반환을 청구했지만 운용사가 수개월 동안 지급하지 못한 분쟁도 발생했다. 금감원은 반대 수익자의 매수청구권은 인정되지만 현금성 자산 부족으로 투자금 회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기가 연장되면서 처음에는 없었던 위험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펀드는 주요 임차인의 계약기간 안에 펀드 만기가 돌아오도록 설계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자산을 팔지 못하면 만기가 연장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임차인이 건물을 떠나면 임대수입이 감소하고 공실이 늘면서 건물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결국 펀드 원금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해외부동산펀드 한 곳은 만기 연장 뒤 핵심 임차인이 퇴거하면서 임대수익과 자산가치가 동시에 하락해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투자자는 가입 당시 핵심 임차인의 계약기간 안에 펀드가 청산될 예정이라고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투자설명서에는 ‘만기변동 위험’과 ‘공실 위험’이 명시돼 있었고, 만기 연장 가능성이 없다고 증권사가 단정적으로 설명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이 사례에서는 투자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투자자가 청약서에 직접 쓰는 자필 문구도 분쟁 결과를 가를 수 있다. 청약신청서에 ‘상품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고 자필로 적으면 이후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한 투자자는 증권사 직원이 “듣고 이해했다고 서명하면 된다”고 해 그대로 작성했을 뿐 원금손실 위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자필 서명을 상품 주요 내용과 위험을 설명받고 이해한 뒤 투자했다는 의사표시로 해석했다. 녹취에서도 증권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하거나 형식적인 서명만 강요했다는 객관적 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상품이 투자자의 성향과 맞는지도 중요하다. 해외부동산펀드는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고 중도회수가 제한될 수 있어 원금 보전을 우선하는 안정형 투자자나 단기간 사용할 자금을 운용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실제 채권 위주로 투자해 온 안정형 투자자에게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한 초고위험 부동산펀드를 권유한 사례에서는 증권사의 책임이 인정됐다. 투자성향 진단에서도 원금 보전을 중시하는 안정형 투자자로 분류됐는데 위험도가 맞지 않는 상품을 권유한 만큼 적합성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감원은 해외부동산펀드에 가입하기 전 LTV와 이자비용, 캐시 트랩 조항, 중도환매 가능 여부, 만기 연장 가능성, 핵심 임차인의 잔여 계약기간과 공실 위험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설명이 이해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청약서에 자필 서명부터 하지 말고 추가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금융투자상품 관련 실제 분쟁사례와 투자자 유의사항을 공개하고 필요하면 제도 개선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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