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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 넘치는 지식산업센터…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으로 바꾼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10 09:15

LH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 활용…준주택 전환 입지·주차 규제 개선
제한업종 제외 모든 업종 입주 가능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편
철강 고부가·저탄소 전환 4분기 대책…수출실적 조작 등 무역범죄도 단속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공실과 미분양이 쌓인 지식산업센터를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조업·지식산업·정보통신업 등 정해진 업종만 입주할 수 있었던 규제도 제한업종을 제외하면 모두 허용하는 방식으로 바꿔 인공지능(AI)과 융복합 등 신산업 수요를 끌어들인다.

정부는 10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개선 방안’을 비롯해 철강산업 구조혁신 정책과제,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 단속방안,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재정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과 지식산업, 정보통신업, 벤처기업 등의 생산시설과 지원시설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다층형 집합건축물이다. 정부는 최근 산업구조 변화와 공급 확대 등으로 일부 지역에서 공실과 미분양 문제가 발생하자 기존 산업시설이라는 틀을 넘어 새로운 수요를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우선 장기간 비어 있는 지식산업센터를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 등을 활용해 공실·미분양 물량을 매입한 뒤 청년과 신혼부부용 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식산업센터를 준주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입지와 주차 관련 규제도 개선한다. 산업시설로 지어진 건축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기 어려웠던 제도적 제약을 완화해 공실 해소와 도심 주택공급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입주 가능한 업종도 대폭 확대한다. 현재 지식산업센터는 전체 제조업과 76개 지식산업, 19개 정보통신산업 등 법령에서 열거한 업종을 중심으로 입주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제한업종만 정하고 나머지 업종은 원칙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기존 업종 분류에 포함되지 않아 입주가 어려웠던 AI·융복합 등 새로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지식산업센터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분양 과정에서의 소비자 보호와 관리체계도 강화한다. 모집공고안이 승인되기 전에 분양홍보관을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해 정식 모집공고와 다른 내용의 허위·과장 광고가 먼저 이뤄지는 것을 막는다.

이른바 ‘분양권 쪼개기 전매’도 금지한다.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은 뒤 건축물 사용승인이 나기 전에 해당 지분을 2명 이상에게 나눠 되파는 방식의 전매를 제한해 투기성 거래와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지식산업센터 수요를 단순히 민간 분양시장에만 맡기지 않고 공공임대 전환과 신산업 입주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 공실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용으로 활용 가치가 낮아진 시설은 주택으로 전환하고, 산업 수요가 있는 시설은 입주업종 규제를 풀어 새로운 기업을 끌어들이는 ‘투트랙’ 방식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철강산업 구조혁신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철강산업을 첨단산업 전환의 기반이자 경제안보와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산업으로 보고 산업연구원의 발제를 토대로 구조개편 방향을 점검했다.

구체적으로 AI를 활용한 제조공정 혁신과 특수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수소환원제철을 중심으로 한 저탄소 전환 등을 추진한다.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탄소규제 강화, 중국발 경쟁 심화 등에 대응해 범용제품 중심의 생산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올해 4분기 중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철강에 이어 석유화학 등 다른 주력산업의 구조 고도화 대책도 순차적으로 마련한다. 정부는 기존 산업의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고부가가치 제품과 친환경 생산방식, AI 기반 생산성 향상 등을 중심으로 산업구조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수출입 거래를 악용해 정부 지원금을 빼돌리거나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는 수출입 실적이나 원산지를 조작해 재정지원금을 편취하거나 금융·자본시장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는 범죄를 말한다.

정부는 신규 상장이나 정책금융 지원, 정부 보조금 수령 등을 목적으로 수출실적을 허위로 부풀리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값싼 수입제품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행위도 주요 단속 대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조달청 등 각종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부처와 관세청 사이의 정보공유도 강화한다. 관세청이 수출입 과정에서 위법 정황을 찾아내면 이를 소관 부처의 보조금 환수나 정책금융 조치, 제도개선으로 연결하는 범부처 협업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단순한 관세법 위반 조사에 그치지 않고 기업공개(IPO), 정책금융, 정부 보조금, 공공조달 등 관련 제도 전반을 연계해 무역을 악용한 재정 편취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2027 세계청년대회’에 대한 정부 지원방안도 이날 논의됐다. 행사는 내년 7월 29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리며 세계 각국 청년들이 교류하면서 문화 이해와 평화 증진을 도모하는 가톨릭 국제행사다.

정부는 국내외 최대 100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규모 방문객 유입에 따른 생산·고용 유발 효과와 함께 전 세계 청년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참가자 안전관리와 출입국, 교통 대책을 마련하고 K-컬처를 알릴 수 있는 문화행사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이날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회복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분기 경상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보다 26.4% 증가해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4만달러 달성 가능성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8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만4000명 늘어나 중동전쟁 이후 처음으로 10만명대 후반의 증가세를 회복한 점과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모든 소득계층의 소득이 개선된 점도 언급했다. 최근 무디스와 피치가 한국 경제의 성장과 내년도 예산안의 재정건전성 제고, 미래성장 투자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도 제시했다.

구 부총리는 “우리경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어느 때보다 탄탄하게, 그리고 분명한 회복과 성장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정부는 경제지표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정책을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혁신을 통해 우리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등 성장의 기반도 내실 있게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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