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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유럽이 끌고 배터리는 중국이 장악…K배터리 반전 카드는 '현지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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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유럽이 끌고 배터리는 중국이 장악…K배터리 반전 카드는 '현지 생산'

9월 글로벌 전기차 212만8000대, 전년比 1% 증가에 그쳐
미국 42%·중국 17% 감소한 반면 유럽은 61만5000대로 45% 급증
유럽 배터리 출하도 48% 늘었지만 국내 3사 합산 점유율 29%로 하락
중국 배터리 수출 환급 2027년 폐지·IAA 구체화가 향후 경쟁구도 변수

[더파워 이경호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던 시기가 지나고 있다. 9월 세계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지역별로 뜯어보면 미국과 중국은 두 자릿수 감소한 반면 유럽은 45% 급증했다.

전기차 성장의 무게중심이 지역별로 갈리면서 배터리 시장의 경쟁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유럽은 전기차 판매와 배터리 출하가 동시에 빠르게 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 회복 여부를 가를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는 유럽이 끌고 배터리는 중국이 장악…K배터리 반전 카드는 '현지 생산'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212만8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4.7%였다.

순수전기차(BEV)는 156만대로 8% 증가했지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56만7000대로 16% 감소했다. 올해 1~9월 누적 전기차 판매는 1511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별 상황은 크게 달랐다. 미국의 9월 전기차 판매는 11만6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했다. BEV가 40%, PHEV가 58% 줄면서 전기차 침투율도 8.8%에 머물렀다. 1~9월 누적 판매 역시 90만1000대로 32% 감소했다.

중국도 판매량 자체는 세계 최대 규모를 유지했지만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9월 전기차 판매는 108만7000대로 전년 동월보다 17% 줄었다. BEV는 9%, PHEV는 32% 감소했다.

다만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66.6%에 달했다. 판매 증가율은 둔화됐지만 이미 신차 시장의 3분의 2가 전기차일 정도로 높은 침투율에 진입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부진과 달리 유럽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9월 유럽 전기차 판매는 61만5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했다.

BEV 판매는 44만5000대로 56% 늘었고 PHEV도 17만1000대로 23%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5.1%까지 높아졌다.

올해 1~9월 누적 유럽 전기차 판매도 395만대로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BEV는 38%, PHEV는 21% 늘었다.

유럽의 전기차 침투율 상승도 빠르다. 지난해 9월 28.1%였던 전기차 비중은 올해 9월 45.1%까지 높아졌다. 올해 1분기 30%대 초반이던 비중은 8월 43.5%에 이어 9월 45%를 넘어섰다.

하이브리드차까지 포함하면 유럽 친환경차 시장의 규모는 더 커진다. 9월 유럽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42만대로 전년 동월보다 6% 증가했고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8%에 달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9월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는 109만1000대로 14% 증가했고 미국에서는 37% 늘어난 22만7000대가 판매됐다.

전기차 시장의 지역별 차이는 배터리 출하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9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145.1GWh로 전년 동월보다 16% 증가했다.

CATL이 54.1GWh로 18% 증가하며 1위를 유지했고 BYD는 22.9GWh로 15% 늘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13.4GWh로 2% 감소했고 SK온은 3.1GWh로 42%, 삼성SDI는 1.5GWh로 47% 줄었다.

지역별 격차는 더욱 뚜렷했다. 미국의 9월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9.5GWh로 전년 동월 대비 43% 감소한 반면 중국은 83.9GWh로 11% 증가했다.

유럽은 34.7GWh로 48% 증가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 증가율 45%와 비슷한 속도로 배터리 수요도 확대된 것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에도 유럽은 미국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9월 유럽 출하량은 7.1GWh로 28% 증가했고 삼성SDI도 1.1GWh로 3% 늘었다. SK온은 1.9GWh로 11% 감소했다.

국내 3사의 합산 출하량은 10.1GWh로 전년 동월 대비 15% 늘었다. 2023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문제는 시장 성장 속도다. 유럽 전체 배터리 출하가 48% 증가한 데 비해 국내 3사의 합산 출하는 15%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점유율은 29%로 전년 동월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점유율 하락은 단기간에 발생한 현상도 아니다. 유럽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누적 점유율은 2023년 55%에서 2024년 45%, 2025년 35%로 낮아졌고 올해 1~9월에는 29%까지 내려왔다.

반면 CATL의 9월 유럽 출하량은 15.3GWh로 58% 증가하며 점유율 44%를 기록했다. BYD는 2.8GWh로 112% 늘어 점유율 8%를 차지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우위는 이어지고 있다. 1~9월 누적 출하량은 990.5GWh로 19% 증가했는데 CATL은 389.4GWh로 25% 늘어 점유율 39.3%를 기록했다. BYD 역시 149.4GWh로 글로벌 2위를 유지했다.

배터리 화학계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리튬인산철(LFP)의 비중이 높다. 9월 글로벌 LFP 배터리 침투율은 60.2%, 중국은 83.7%에 달했다.

다만 유럽의 LFP 침투율은 22.1%로 전월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동시에 배터리 기술 구성도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하나증권은 향후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정책 변화에 주목했다. 중국이 배터리 수출 시 적용해온 부가가치세 환급률은 2024년 12월 13%에서 9%, 올해 4월 6%로 낮아졌고 2027년부터는 폐지될 예정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수익성도 하락하고 있다. CATL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 20%에서 올해 1분기 18%, 2분기 16%, 3분기 12%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은 중국 배터리 수출 환급제도 변경이 중국 업체의 유럽 내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여기에 유럽의 산업가속화법안(IAA)이 구체화될 경우 유럽 현지 생산설비를 갖춘 국내 셀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 회복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점유율 하락과 출하량 회복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2024년 국내 3사의 유럽 출하량은 전년보다 11%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1~9월에는 7% 늘며 증가폭이 확대됐다.

업체별 차이도 크다. 올해 1~9월 유럽 출하량은 LG에너지솔루션이 13% 증가한 반면 삼성SDI는 전년 수준에 머물렀고 SK온은 3% 감소했다.

완성차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의 친환경차 판매는 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9월 친환경차 판매는 18만3000대로 전년 동월보다 14% 증가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4%까지 높아졌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6만9000대로 3% 늘었다. 현대차의 BEV 판매는 32% 감소한 반면 기아는 60% 증가해 업체별 흐름이 엇갈렸다. 1~9월 누적 기준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는 151만1000대로 24% 증가했다.

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 1%만 보면 시장은 정체에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미국 -42%, 중국 -17%, 유럽 +45%라는 지역별 숫자는 전기차 시장이 더 이상 하나의 사이클로 움직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터리 업체에도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시장의 수요 위축이 이어지는 사이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와 배터리 출하가 동시에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나증권은 산업가속화법안 구체화와 중국 배터리 수출 환급 폐지를 근거로 국내 셀 업체의 유럽 공장 가동률 회복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럽 시장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낮아진 점유율을 출하량 증가와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얼마나 되돌릴지가 국내 2차전지 업계의 다음 과제로 남았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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