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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회학] '팬덤', 문화현상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시장을 지배하는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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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회학] '팬덤', 문화현상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시장을 지배하는 유령

윤은호 전문기자·문화경영학 박사

기사입력 : 2017-04-13 15:11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라.

<팬덤의 경제학>, 저자: 제레미 D. 홀든

[웹사회학] '팬덤', 문화현상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시장을 지배하는 유령

핀란드의 작은 게임 회사 로비오는 앵그리 버드로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다. 반면 미국사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던 프로미식축구(NFL) 선수들은 한순간에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다. 이성으로는 좀처럼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시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바로 오늘날의 시장을 지배하는 거대한 유령, 팬덤(Fandom) 때문이다.

세계적인 광고대행사 퍼블리시스 카플란 탈러의 브랜드 및 마케팅 부문 최고전략책임자 제레미 D. 홀든은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 팬덤이라 한다. 제레미 D.홀든은 <팬덤의 경제학>에서 사람들이 상품을 어떤 생각으로 수용하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결론은 사람들이 논리적인 수용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본능적 편의에 의해 정보들을 삭제하고 편집한다. 편의에 의한 편집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형태로 나타난다.

도저히 이성적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비논리적 비약 현상이 '팬덤'이다.

아이돌을 우루루 쫓아다니는 현상에서만 '팬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팬덤은 화장실 휴지에서부터 자동차 구매, 문화 현상에서 심지어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도처에서 확인된다. 대중문화, 역사, 정치 등 영역 구분없이 소비자 시각에서 분석되면 어떤 브랜드는 메가히트 되고, 어떤 브랜드는 한없는 추락을 경험한다.

사실상 무한 정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대중들은 본능적 편의를 위해, 쏟아지는 정보들을 삭제하고 편집한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들만을 수용해서 새로운 ‘사실’을 창조한다. 그리고 동조자들과 결속, 자신의 의사결정이 틀릴 수도 있다는 항상적이고 잠재적 불안을 해소한다. 이처럼 팬덤은 네트워크 세상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비논리적인 소비자의 감정을 이끌고, 작은 아이디어로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알아야 한다.

P&G, 시티그룹, 네슬레, 유니레버 등의 브랜드 및 마케팅 부문 최고전략책임자로 활동 중인 제레미 D. 홀든은 팬덤이 시장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해석하고 접근하는 이들에겐 위험 요소라고 말한다. 반면 대중의 가슴을 두드리는 법을 아는 이들에겐 절호의 기회라고 이야기한다.

팬덤이야말로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로 시장의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다.

[웹사회학] '팬덤', 문화현상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시장을 지배하는 유령

팬들이 결정을 내리는 기준은 이성이 아닌 감정이다. 감정은 인간이 내리는 결정을 충동질한다. 사회 운동 뿐만 아니라 가정생활, 직장 생활까지 모든 것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감정과 관련되 이런 과정 가운데 어떤 것들은 우리가 인식하지만, 어떤 것들은 서서히 진행 중이어서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감정은 역사와 정치를 움직이는 엔진으로 스포츠계와 연예계에도 분명 존재한다. 기업을 이끄는 CEO 세계도 마찬가지다.

CEO도 이제 최고감정책임자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은 이성적인 기준만으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친환경 녹색 정책을 대변하는 유기농 제품 체인 홀푸드마켓, 기부문화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아웃도어 의류기업 파타고니아처럼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개인의 가치관이 맞아 떨어지는 것은 물론, CEO의 억양, 어조, 태도 등 사소한 것들에서조차 호불호를 결정한다.

CEO가 자신의 회사나 브랜드가 강력한 힘을 발휘해 어떤 난관을 돌파하길 바랄 경우, 감정으로 추동되는 비논리적 비약들이 어떻게 그 과정을 지탱하는지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팬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팬덤 사이에 발을 넣는 순간, 그 대상은 사회적 계약을 맺게 된다. 사회적 계약은 팬으로부터 발생하는 일방적인 합의이다.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인 사항이 아닐 가능성도 높다.

[웹사회학] '팬덤', 문화현상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시장을 지배하는 유령

영화 <아이언맨>으로 헐리웃 인기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사회적 계약을 맺은 경우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다섯 살 때 아버지가 감독한 영화 <파운드>로 데뷔했다. 그리고 그는 1987년 영화 <회색도시>를 통해 연기자로 인정받는다. 회색도시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10대 마약 중독자 역을 맡았다. 이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배우 경력은 꽃이 피기 시작했다.

그러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배우 생활의 발목을 잡는 일이 발생했다. 마약 복용으로 여러 차례 체포됐고, 재활 치료를 자주 받게 되었다. 재활 후 곧 TV드라마를 통해 화려하게 배우로 복귀하는 듯 하다가도 이내 마약으로 스크린을 떠나게 된다. 연예계나 스포츠계에서 자주 스캔들이 발생하는 것은 대중의 눈 밖에 나는 일이고, 그 세계를 떠나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팬들과 암묵적으로 맺어진 사회적 계약으로 그는 배우로서의 삶을 살 수 있었다.

팬들과 맺은 사회적 계약을 제레미 D.홀든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였고, 지금은 사람들에게 굉장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천재적 배우다. 그의 창의적 재능은 때로 정서적인 불안이 동반된다. 더구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린 시절부터 마약과 대중적인 관심에 둘러싸인 채 성장하지 않았는가. 팬(우리)들은 마약 중독자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것과 싸워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그가 팬(우리)에게 즐거움을 계속 주는 한 똑같은 문제를 일으켜도 참고 기다릴 수 있다."

사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마리화나를 가르쳐 준 것은 아버지였다. 그가 처음 마리화나를 처음 접한 것은 6살 때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자리잡은 마약은 그의 삶에 중요한 요소이자 아버지와 소통하는 수단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마약에 대한 일반 사회적 계약은 금지 사항이고, 여러 번 마약 복용으로 문제를 일으킨 자는 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는다. 설사 그 대상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같은 배우 세계에 있는 자라도.

이처럼 팬들은 자신들이 세운 '감정적' 사회 계약에 따라 자신이 추종하는 자를 따른다. 아니, 추종할 대상을 만든다. 팬들 앞에 나서는 것은 자유지만, 그들을 떠날 때는 사회적 계약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암묵적 룰이 존재하는 것이다.

팬덤에 존재하는 사회적 계약을 이해한다면 생태계안에서 약자도 강자가 될 수 있고, 강자도 약자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그것이 내가 절대 시장조사에 의존하지 않는 이유”라고 말한 스티브 잡스처럼 소비자들의 숨어 있는 감정을 이끌어내는 법을 아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유권자들은 정치인이, 소비자는 기업이, 스포츠팬은 선수가 자신들과의 관계에서 맺은 심리적 안정감을 지속시켜주길 바란다.

이제 브랜드 리더는 반드시 대중의 열정과 감정적 헌신을 이해하고 가치관을 실현해 주는 대상으로 존재해야 한다. 이것이 생존 법칙이다.

윤은호 전문기자·문화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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