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지며 국내 생산자물가가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메모리 가격이 큰 폭으로 뛰고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제조업과 서비스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20.82로 전월 대비 0.2% 올랐다.
이번 상승률은 지난 9월(0.4%)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이며, 전년동월대비로는 1.5% 상승해 올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산자물가는 1~3개월 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10월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농산물(-5.5%)과 축산물(-5.4%) 가격 하락 영향으로 4.2% 떨어졌다. 시금치(-47.5%), 배추(-26.1%) 등 계절성 품목 중심으로 가격 안정세가 뚜렷했다. 반면 공산품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9%), 1차금속제품(1.3%) 등이 오르며 0.5% 상승했다. 특히 D램(28.1%), 플래시메모리(41.2%)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부문은 산업용도시가스(-5.4%)와 폐기물수집운반처리(-1.6%) 하락으로 0.6% 낮아졌고, 서비스는 금융 및 보험서비스(2.9%),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5%) 등이 올라 0.5% 상승했다.
수입품 가격을 포함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원재료(1.5%), 중간재(1.0%), 최종재(0.3%)가 모두 올랐으며, 상승폭은 지난해 4월(1.0%)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총산출물가지수(국내 출하+수출)는 1.1% 상승해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관련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라며 “환율 상승도 공급물가와 총산출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월에는 국제유가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이 인하된 반면, 환율은 약 2% 상승한 만큼 상·하방 요인이 혼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