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오감체험 특별관 4DX 시스템이 전 세계 영화관에 도입되고 있다. 2017년 4월 말 기준 전 세계 48개국 375개 4DX 상영관이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던 CJ 4DFLEX였지만, 이제는 전 세계 4D 상영관의 선두주자로 우뚝 올라섰다.
이번 기사는 4DX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어떻게 이뤄냈는지, 그들의 글로벌 전략을 심층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4DX를 온몸으로 즐기는 관람객들, 사진: CJ4DX
■ 전략 2. 체험 전략으로 4DX의 가치를 알리다
4DX는 영화의 경험과 체험을 강조해 탄생한 브랜드 명칭이다. 여기에는 체험을 통해 혁신의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전술이 숨어있다. 영화는 대표적인 체험제다 보니 고객의 직접적인 체험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한다.
CJ 4DFLEX는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이 4DX를 체험할 수 있도록 미국 캘리포니아 LA에 ‘CGV 할리우드 4DX 랩(CGV Hollywood 4DX Lab)’을 2011년 설치했다. 세계 영화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4DX를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4DX 랩은 영화 제작자, 배급사, 감독, 배우, 멀티플렉스 관계자들이 4DX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24석 규모의 시사회용 공간으로 구성됐다.
4DX의 모션체어와 환경효과, 사진: CJ4DX
관람객들의 4DX의 긍정적 체험을 위해서 CJ 4DFLEX는 콘텐츠에 각별히 신경 썼다. 진동, 바람, 안개 등 4DX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영화를 선별해 4DX로 제작했다. 또 해외 시장과 소비자들에 따라 로컬 콘텐츠를 선정했다. 중국에서는 액션·무협 영화를 위주로, 미국에서는 히스패닉 관객을 겨냥해 ‘분노의 질주’ 등을 4D로 제작했다.
■ 전략 3. 유연한 전략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다
미국은 영화산업에 있어 최대 규모의 시장인 동시에 영화의 중심 할리우드가 있는 곳이다. 그만큼 CJ 4DX의 미국 시장 진출은 중요했고, 사업 확장에 있어 필수 코스였다. 하지만 4DX가 미국에 자리 잡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미국은 이미 영화 극장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한국의 신기술에 관심을 갖는 사업자가 거의 없었다. 또 신규 투자에 적극적인 분위기도 아닌지라 4DX와 계약하려는 멀티플렉스를 찾기 힘들었다.
결국 CJ 4DFLEX는 극장 사업자를 공략하는 기존의 전략을 버렸다. 대신 파트너 대상의 폭을 넓혀 복합 쇼핑몰과 부동산 관련 기업으로 눈을 돌렸다. 미국에선 부동산 개발업자가 개발한 복합 단지 내에 있는 극장을 멀티플렉스와 제휴를 맺어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동산 관련 기업과 접촉을 하던 중 CJ 4DFLEX는 세계적인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AEG(Anschutz Entertainment Group)와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AEG는 LA 다운타운 내 복합 문화공간 ‘LA 라이브’의 개발 사업자이기도 했는데, ‘LA 라이브’ 안에 14개 상영관으로 구성된 극장을 지었다. 이곳에 미국에 처음으로 4DX 상영관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LA 라이브’내에 위치한 ‘리갈시네마 LA 스타디움 14’, 사진 : CJ4DX
문제는 AEG가 4DX 핵심 장비 비용과 공사비 모두를 CJ 4DFLEX 측에서 부담하라고 요구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CJ 4DFLEX는 시스템을 판매할 때 핵심장비 비용의 절반은 지원해주고, 나머지는 극장 측이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었다. 그런데 AEG는 모든 비용을 CJ 4DFLEX가 부담해야 되고, 이에 더해 LA 라이브 안에 있는 전광판에 일정액의 광고를 해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는 그동안 CJ 4DFLEX가 고수했던 비즈니스 모델과 전혀 다를 뿐 아니라,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는 요구 사항이었다. 하지만 최병환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선 기존의 원칙을 버리고, 과감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리스크가 큰 결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대박’이 났다. 미국의 첫 4DX 상영관에는 ‘트랜스 포머: 사라진 시대’,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분노의 질주 7’ 등이 연이어 관객들에게 소개됐는데, 이들의 객석 점유율이 평균 90%를 넘긴 것이다. 이로 인해 4DX 상영관이 속해있는 ‘리갈시네마 LA 스타디움 14’의 박스 오피스 실적은 3배로 증가했고, 관람객 수는 2배로 늘었다.
LA 라이브에서 얻은 성과로 CJ 4DFLEX는 미국 여러 지역에 4DX 상영관을 열었다. 4DX라는 신기술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미국 내 멀티플렉스와 극장 사업자들이 4DX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 9개의 4DX 상영관이 운영 중이고, 2018년까지 북미 지역에 14개 4DX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CJ 4DFLEX가 구사한 전략들은 4DX가 전 세계로 확산하게 만들었다. 지난 27일에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 첫 4DX 상영관을 오픈했고, 지난 3월에는 ‘2017 시네마 콘’에서 호주 극장 사업자 빌리지 시네마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4DX 시스템이 세계 6대륙 모두에 진출하게 됐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