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2025.07.18 (금)

더파워

미국 미디어 플레이어, 웹 헤게모니 선점 나서

메뉴

산업

미국 미디어 플레이어, 웹 헤게모니 선점 나서

송광범 기자

기사입력 : 2017-06-02 08:40

미국 미디어 생태계 전체가 새로운 매체와 플랫폼, 산업간 결합으로 격변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OTT 기반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넷플릭스(넷플릭스), 통신-미디어 산업간 수직 결합에 집중하는 AT&T, 콘텐츠 제작을 넘어 플랫폼 변화에 나선 디즈니(Disney)를 통해 미국 미디어 산업 동향을 점검한다.

미국 미디어 플레이어간 웹 헤게모니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미디어 플레이어간 웹 헤게모니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 기술 혁신이 미디어 가치사슬을 끊다

지금까지 미디어 업계는 큰 변화없이 성장해 왔다. TV를 중심으로 케이블 망(네트워크), 셋탑박스(플랫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은 매우 견고했다. 해마다 콘텐츠 사업자들이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요구를 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으로 케이블TV는 SO간의 수평 통합을 하거나, 콘텐츠 사업자와의 수직통합으로 변화에 대처했다. 대표적으로 Comcst와 NBC Universal의 합병, Charter의 Times Waner Cable과 Bright House 인수가 그 예다.

철옹성 같았던 미디어 가치사슬이 기술 혁신으로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폐쇄형인 케이블망이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개방형 IP(Internet Protocol)로 대체됐다. 개방형 IP의 등장은 신규 사업자 진입도 가능케 했다. TV에서 모바일 기기와 PC로 미디어 수요 확대가 급증했다. 셋탑박스를 우회해 플랫폼 시장에 진입한 인터넷 기반의 OTT(Over-the-Top) 서비스가 등장했다.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케이블TV와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사업자도 새로운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헐거워진 CATV 가치사슬, 통신사와 OTT 사업자에 시장 진입 기회 제공, 자료=삼성증권)
(사진=헐거워진 CATV 가치사슬, 통신사와 OTT 사업자에 시장 진입 기회 제공, 자료=삼성증권)


OTT 사업자 중 넷플릭스는 가장 대표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기술 변화에 기반을 두고 콘텐츠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전체 시장을 공략하며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는 월 10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질 높은 영화·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월 50달러 이상인 케이블TV 서비스의 5분의 1 수준이다. 현재는 자체 제작한 콘텐츠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 구조 마저 흔들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사 AT&T는 통신과 미디어 결합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6년 IPTV를 출시한 후, 2015년에 위성방송 사업자인 DirecTV를 인수했다. 미국 내 최대 유료방송 사업자로 발돋움하며 최근에는 '타임워너(Time Warner)' 인수까지 시도 중이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수직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은 미국 미디어 산업은 OTT사업자 혁신과 통신-미디어 산업의 결합에 주목한다. 넷플릭스와 AT&T의 전략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 통신·미디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미디어의 확산속도, 자료=삼성증권)
(사진=뉴미디어의 확산속도, 자료=삼성증권)


뉴미디어의 확산 속도가 미디어 산업 변화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OTT 플랫폼은 강력한 독점 콘텐츠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콘텐츠 추천이 가능해졌다. 뉴미디어가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면서 더 빠르게 전통 미디어를 대체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넷플릭스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디즈니는 강력한 콘텐츠 제작으로 경쟁력을 가진 회사다. 하지만 뉴미디어로 빠르게 진입하지 못하고 전통 미디어 방송 부문에서 정체되고 있다. 디즈니는 전 세계 유소년층을 장악한 콘텐츠를 무기로 온라인·오프라인 통합 사업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성공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을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디즈니는 스포츠 콘텐츠 분야에서는 뉴미디어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 사업자의 미디어 전략 비교, 자료=삼성증권)
(사진=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 사업자의 미디어 전략 비교, 자료=삼성증권)


■ 넷플릭스, 파괴적 혁신 아이콘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지난 1997년 '우편을 이용한 DVD 대여'라는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CEO 리드 헤스팅스(Reed Hastings)는 미국 내 높은 미디어 수요가 있지만, 넓은 면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기회로 삼았다.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아도 우편으로 원하는 DVD를 보내주는 사업모델은 큰 성공을 거뒀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VOD 스트리밍이 DVD를 대체하는 시대가 시작됐다. 넷플릭스도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미디어 콘텐츠를 효율적이며 편리하게 제공한다는 기존의 비전을 바탕으로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플랫폼 전환에 성공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사업 전환은 넷플릭스에 다시 한번 성공을 안겨줬다. 기존 케이블TV 서비스는 월 50달러 이상의 요금을 내야 했다. 넷플릭스는 월 1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영화, 드라마를 무제한 시청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미국 내 5천85만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다. 가구 보급률 38%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2010년부터 넷플릭스는 해외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북미·남미·유럽 시장을 넘어 전 세계 190여개국까지 확대됐다. 기존 미국 콘텐츠는 물론 주요 시장인 현지 콘텐츠 제작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약 600억원을 투자했다. 또, 넷플릭스는 미국 내 로컬 경쟁사보다 콘텐츠에 대한 판권료를 높이 책정한다. 전 세계 판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승승장구하는 넷플릭스지만, 높아지는 제작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콘텐츠 제작비는 전체 스트리밍 매출의 83.1%에 달했다. 가입자를 확대해 연간 35% 정도의 매출 증가를 이뤘지만, 제작 비용이 적지 않다. 회계상에는 이익이 나는 것으로 기록된다. 하지만 영업 현금흐름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차입을 통해 손실을 충당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아마존, 유튜브, 페이스북 등 미디어 플랫폼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미국내 드라마 제작편수와 비용 급증이 콘텐츠 버블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시장 전략이 성공을 거둔다면, 국내 미디어 시장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라는 단일 플랫폼이 뉴미디어 생태계를 통합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가입자와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모두 넷플릭스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거대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단순한 제작자로만 남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 시장의 특성상 넷플릭스가 당장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국내 콘텐츠 선호도가 높고, 유료방송 서비스 가격이 낮기 때문에 아직은 소비자가 넷플릭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점점 국내 콘텐츠 작품을 늘리고 정교한 콘텐츠 큐레이션으로 콘텐츠 개인화를 추진중이다. 국내 소비자가 넷플릭스로 이동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 AT&T, 가치 사슬 장악 시도하다
(사진=AT&amp;T)
(사진=AT&T)

미국 최대 통신사 AT&T는 먹거리 사업이 고갈되는 통신 산업에 대한 해결책을 미디어 산업에서 찾고 있다.

통신사 AT&T는 지난 2006년 IPTV를 출범하며 미디어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미국의 넓은 국토면적에 비해 네트워크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또 지역 케이블TV 사업자보다 높은 네트워크와 콘텐츠 이용료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AT&T의 IPTV서비스 U-verse 가입자는 425만명(시장 점유율 4.8%)에 그쳤다.

미미한 시장 확보에도 불구하고 AT&T는 미디어 산업을 성장동력으로 확신했다. 지난 2015년 미국 위성방송 사업자 DirecTV를 인수해 미국 내 1위 유료방송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 '타임워너(Time Warner)'와 합병을 발표하고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의 판단만을 남겨 놓고 있다.

기존 Comcast 전략과 비슷하다는 평을 받는 AT&T의 수직·수평통합은 한 가지 특이점을 갖고 있다. 지역 유선 사업자였던 Comcast와 달리, AT&T는 미국 전역에 무선 가입자를 보유한 사업자다. 약 1억 3천만명(시장 점유율 35.5%)의 가입자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내 무선 가입자를 가진 AT&T는 협상력 증대, 비용 효율화와 같이 입증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무선 서비스와 결합으로 새로운 시도도 가능하다. 타임워너는 미국 최고 콘텐츠로 꼽히는 HBO를 가지고 있다.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뉴스룸(The Newsroom)>, <소프라노스(The Sopranos)> 등 내로라하는 드라마가 HBO를 대표하는 콘텐츠다. HBO의 콘텐츠 소구력이 AT&T와 DirecTV 가입자 기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사진=좌측 왕좌의 게임 포스터, 우측 뉴스룸 포스터)
(사진=좌측 왕좌의 게임 포스터, 우측 뉴스룸 포스터)


AT&T는 전통 미디어 생태계에 해당하는 영역을 꾸준히 통합해왔다. 하지만 뉴미디어의 확산이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OTT 가입자 확대로 기존 유료방송 산업이 가입자 감소와 같은 위기를 맞고 있다. AT&T와 합병한 DirecTV와 타임워너 또한 Now, Live TV 등 OTT플랫폼을 운영하고는 있다. 하지만 월 35달러 가격과 미국 시장만을 대상으로 하는 점 때문에 넷플릭스와 같은 OTT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분위기다.

■ 콘텐츠 왕국 '디즈니'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

(사진=Walt Disney)
(사진=Walt Disney)

월트디즈니는 1923년 만화 제작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지금까지 수많은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으로 전 세계적인 명성과 인기를 얻어왔다. 현재 주 매출원은 EPSN, ABC를 포함한 방송사업(42.6%),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리조트 사업(30.5%), 애니메이션/영화 사업(17.0%), 캐릭터 관련 MD 사업(9.9%)순이다. 자체 개발은 물론 M&A를 통해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하는 OSMU 콘텐츠를 확보하며 수익을 극대화 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디즈니의 성공 비결로 인력(Man power)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06년 픽사(Pixar) 인수를 시작으로, 마블 코믹스(Marvel), 루카스필름(Lucasfilm)을 차례로 인수했다. 모든 인수 작업 결과는 성공이었다. 인수 전보다 각 사의 작품당 평균 매출액이 50~215%까지 증가했다. 디즈니의 콘텐츠 제작능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디즈니 영화사업부 이익률은 3년째 20%를 넘기고 있다. 유능한 제작 인력들과 함께 우수한 작품을 만들어 전 세계 온라인·오프라인 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전 세계 유소년 팬 보유는 디즈니의 큰 강점이다. 유소년층은 문화적 선입견이나 취향이 확고하지 않아서 유사한 정서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단일 콘텐츠만으로 높은 소구력을 가진다. 특히 유소년기 시절 경험은 앞으로 삶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친다. 유소년기에 선호했던 디즈니의 콘텐츠는 성인이 돼서도 디즈니에 우호적인 소비자가 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지난 1991년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실사 영화화가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디즈니의 강점은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콘텐츠 제작과 소비이다.

(사진=좌측 미녀와야수 애니메이션 포스터, 우측 미녀와 야수 영화 포스터)
(사진=좌측 미녀와야수 애니메이션 포스터, 우측 미녀와 야수 영화 포스터)

디즈니도 전통 미디어 시장의 위축은 위협 요소다. 가장 큰 캐쉬카우 역할을 했던 방송 부문이 정체기를 맞고 있다. 현재 디즈니의 영업이익 절반 이상은 ESPN을 중심으로 한 방송 부문에서 나온다. 스포츠 콘텐츠는 전통 미디어에서 뉴미디어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스포츠 판권 가격의 지속적인 인상과 기존 유료방송 가입자 정체, 저가 상품의 비중 증가, 광고 매출 하락세 등 매출 약화 요인이 즐비하다.

(사진=ESPN)
(사진=ESPN)

디즈니는 OTT 사업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WatchESPN'을 운영하며 '훌루(Hulu)', 'BAMTech'에 투자해 다양한 OTT 플랫폼 진출중이다. 미국 내 스포츠 콘텐츠 수요는 여전히 높아 뉴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플랫폼 형태 구축과 가격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디즈니가 성장 정체를 타파하려면 넷플릭스나 트위터와 같은 플랫폼 인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속적으로 자체 오리지널콘텐츠 제작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 반면, 디즈니는 전세계 콘텐츠를 유통할 뉴미디어 채널이 필요하다. 양사의 조합은 서로 아쉬운 점을 채울 수 있다. 비록 인수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있을 만한 소문이라고 전했다. 디즈니가 디지털 유통 플랫폼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다는 반증이다. 미디어 산업 가치사슬의 포식자였던 어떤 강자라도 지금은 안심할 수 없는 격변의 시기다.

◎ 참고자료: 삼성증권 보고서 '미국 뉴미디어 헤게모니 전쟁'

송광범 기자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3,182.54 ▼9.75
코스닥 819.44 ▲1.17
코스피200 430.52 ▼1.12
암호화폐시황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63,802,000 ▲1,089,000
비트코인캐시 696,000 ▲9,500
이더리움 4,860,000 ▲121,000
이더리움클래식 28,240 ▲570
리플 4,923 ▲117
퀀텀 3,261 ▲47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63,648,000 ▲917,000
이더리움 4,857,000 ▲119,000
이더리움클래식 28,220 ▲520
메탈 1,121 ▲15
리스크 633 ▲2
리플 4,923 ▲111
에이다 1,165 ▲25
스팀 205 ▲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63,790,000 ▲1,150,000
비트코인캐시 695,500 ▲10,000
이더리움 4,863,000 ▲126,000
이더리움클래식 28,260 ▲590
리플 4,909 ▲106
퀀텀 3,263 ▲50
이오타 34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