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재필 기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으로부터 지난 2017년 이후 5년만에 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핵심자료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내부 직원들로부터 제기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세무조사 시작을 전후로 현대모비스 사내 인트라넷에서 주요 업무 시스템이 사라졌다. 해당 업무 내용들은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진행하려면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중요 항목들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사측이 세무조사에 민감한 사항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달 25일 국세청이 재경 부문 세무조사 자료를 예치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사전공지 없이 재경 부문 엠클라우드를 끊어버리면서 이러한 일방적 조치가 내부직원들의 반발을 더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세무조사를 이유로 회계부서가 사내 IT부서에게 특정 시스템에 대한 '숨김'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외에도, 현대모비스는 차량과 연구개발(R&D), 품질, 애프터서비스(AS), 구매, 경영, 홍보, 보안 등 다수의 업무 시스템을 사라지게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아울러 협력사들과의 계약을 관리하고 대내외 투자 전반을 관리하는 시스템인 '계약관리', '투자관리'와, 현대모비스가 생산하는 제품들의 원가를 산출하는 'MICMS(원가관리시스템)', 구매와 품질 부문 전반을 볼 수 있는 'MPOS(구매관리시스템)'과 'QMS(품질관리시스템)'이 사라졌다.
계속되는 논란에 다수 매체가 이를 보도했고, 현대모비스 측은 '오해'라며 해명했지만 그 이후인 지난달 27일에도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대모비스 세무조사 자료 숨기기 계속 진행'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면서 논란이 지속됐다.
해당 글에서 작성자는 "현대모비스 세무조사 받는다고 재경부문에서 이런저런 시스템 숨기고 사전에 직원들 PC내 파일 삭제 및 하드 교체 진행한 거는 다들 알 거다"라며 "국세청이 PC몇 개 들고 갔다는데 그건 아무 전부 깡통이었을 거야. 이미 사전에 파일들 다 지우고 하드까지 교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무조사에서 중요한 업무 메뉴가 시스템에서 사라졌다는 점에서 의혹은 쉽게 사그러 들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17년에도 지금과 같이 인트라넷의 정보를 숨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세무조사 이슈와 관련해 근무형대 변화에 따른 사내 전산망 접속 시 근무 형태와 상관없이 원활한 접속을 추진하고 있다"며 "해당 작업의 일환으로 보안인증 및 다양한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점검하고 있고, 국세청에 소명도 완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