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최민영 기자] 동원그룹이 지난 7일 상장사인 동원산업과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1969년 수산회사로 시작한 동원그룹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M&A를 진행하며 수산, 식품, 물류, 포장재 등 4대 중심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왔다. 최근에는 2차전지용 캔 제조기업과 축산물 가공 기업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 외연을 확장했고,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원산업을 합병하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지주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에 흡수돼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또 StarKist Co.(스타키스트), 동원로엑스㈜ 등 손자회사였던 계열사들은 자회사로 지위가 바뀐다.
동원산업은 합병과 동시에 주식 액면 분할을 실시한다. 현재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 1주가 1000원으로 분할돼 유동성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과 액면 분할을 반영한 최종 합병비율은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가 1 대 3.84다.
대표이사는 동원산업 이명우 사장(現), 동원엔터프라이즈 박문서 사장(現)이 각각 사업부문과 지주부문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동원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내부통제위원회가 설치되면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를 강화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동원그룹은 합병에 앞서 지난 3월 일반지주회사로서는 최초로 기업형 밴처캐피탈(CVC)의 설립 및 등록을 완료하고 M&A와 벤처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자본금 100억원을 전액 출자해 지난 2월 동원기술투자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금감원에 등록을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가 허용된 이후 일반지주회사가 CVC를 설립하고 등록 절차까지 마친 것은 처음이다.
동원기술투자는 “동원그룹이 영위하는 사업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하고 미래사업 육성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벤처기업 및 신기술사업자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투자해 국내 벤처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일조함으로써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동원그룹은 세계 최대 참치 브랜드 ‘스타키스트(Starkist)’를 3억 6,300만 달러에 인수하며 국내 식품업계를 놀라게 했다. 세계 최대 참치 브랜드 '스타키스트' 인수를 통해 동원그룹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참치기업이자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스타키스트는 미국시장 참치캔 브랜드 1위 업체로 미국 시장의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과 남미 시장에걸쳐 180개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탄탄한 현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스타키스트 인수 후 공정 및 경영효율화를 통해 적자기업이었던 스타키스트를 반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으며, 지금은 그룹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계열사로 성장했다.
2011년에는 세네갈 국영기업으로 운영되던 SNCDS를 인수하면서아프리카 참치캔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후 S.C.A SA(Societe de Conserverie en Afrique S.A.)로 새롭게 법인을 설립했으며 유럽 및 북아프리카, 중동 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종합 포장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를 중심으로 하는 포장재 사업에서도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원시스템즈의포장재 사업은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연 매출 1천억원대에 불과한 수준이었지만, 국내외 다수의 M&A를통해 연포장, 알루미늄, 캔, 병, 종이, 산업용 필름등 소비재 전반의 포장재를 생산하는 국내 1등 종합 포장재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알미늄, 인쇄 및 수지, 유리병 등 각각 다른 카테고리의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포장재 분야에서 사업 카테고리를 넓혔다. 지난 2012년 5월대한은박지 인수를 시작으로 2014년 1월 한진피앤씨, 2014년 10월 테크팩솔루션(前두산그룹 계열사) 등을 인수했다.
국내에 이어 해외 시장 역시 적극적인 M&A를 통해진출했다. 2014년 10월 태평양 사모아섬에 있는 포장재업체 탈로파시스템즈(前 아르다 사모아)를 인수했고, 2015년 10월에는 베트남의 최대 포장재 업체인 TTP(딴 띠엔 패키징 ,Tan Tien Packaging) 와 MVP(미잉 비에트 패키징, Minh Viet Packaging)를인수하며 글로벌 포장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특히 베트남은 원자재값과 인건비 등이 저렴해 원가경쟁력이뛰어나며, 이를 바탕으로 전세계 포장재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동원그룹은 이와 같은 다양한 국내외 M&A를바탕으로 수산, 식품, 포장재, 물류 등 4대 중심축으로 사업을 확대해왔으며, 최근에는 2차전지 소재, 연어양식, AI 산업 등 첨단 기술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생활산업그룹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