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KT 이사회가 지난 7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낙점했다.
이날 면접 심사엔 6명의 사외이사가 참여했다. KT는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이달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정기 주총에서 차기 대표로 확정되면 2026년 정기 주총까지 KT 대표이사를 맡는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선정 이유에 대해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면서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 가치 제고와 ESG 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윤 후보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 그룹의 DX(디지털 전환) 사업 가속화 및 AI 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면서 "이사회는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2006년부터 KT에서 일하며 신사업추진본부장, 미디어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으로 영입돼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맡다가 2021년 9월 구현모 현 대표의 요청으로 KT에 돌아왔다.
특히 그는 통신업계 뿐 아니라 CJ그룹 미디어사업 담당 부사장, 현대자동차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을 지낸 경력도 갖고 있다. 2021년 9월 현대자동차에서 KT로 돌아온 윤 사장은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맡아 통신과 타(他) 산업 간 협력 및 시너지를 내는 업무를 담당해왔다.
윤 후보는 구 대표와 함께 KT 사내이사로 활동하는 등 구 대표가 이끌어온 '디지코' 전략을 계승할 인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인 정기 주주총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아직 새로 진행된 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선 별 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KT 이사회의 구 대표 연임 결정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처럼 최종 선임 과정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KT의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10.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여권에서 이례적으로 윤 사장을 비롯한 일부 KT 차기 대표 후보 지원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반대 입장을 밝힌 부분은 이런 전망에 더 힘을 싣는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공개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하고 나선 상황이다.
국민연금에 이은 2대, 3대 주주는 현대차그룹(약 8%)과 신한은행(약 5%)으로, 이들은 KT의 '우호 주주'로 분류돼 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KT와 7천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했고, 신한은행은 KT와 금융 DX(디지털 전환)를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주요 주주가 국민연금인 데다 여권에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주총장에서 어느 쪽에 표를 던질지는 미지수다.
주총 문턱을 넘더라도 KT의 지배구조, 경영 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여권 내 목소리가 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7명은 2일 성명서를 내고 KT 차기 대표 후보자 4명이 전·현직 임원 출신인 점을 겨냥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