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내 상장 중견기업의 최고경영자(CEO) 2명 중 1명은 오너 일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500대 기업 상장사의 총수 일가 비중이 20%가 채 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지만, 올해 신규로 선임된 중견기업 대표이사 82명 중 63명(76.8%)이 전문경영인으로 채워져 경영 체제 변화가 이뤄졌다는 점은 주목된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 중견기업 715곳의 현직 대표이사 현황(7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공동·각자대표를 포함한 총 981명 중 470명(47.9%)이 오너 일가인 것으로 집계됐다.
500대 기업 상장사 269곳의 대표이사 396명 중 오너 일가가 78명(19.7%)인 것과 비교하면 28.2%포인트(P) 높다.
다만 올해 신규로 선임된 82명의 대표이사 중 전문경영인은 63명(76.8%)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경영 체제가 오너 경영에서 전문 경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00대기업상장사와중견기업상장사대표이사현황(자료:CEO스코어)
상장 중견기업의 전문경영인 511명 중 156명(30.5%)은 대표이사 선임일 기준 해당 기업의 재직기간이 5년 이하인 외부 출신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55명(69.5%)은 내부 승진을 통해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외부 영입 대표이사 중 73명(46.8%)은 5대 그룹 출신이다. 삼성그룹 출신이 44명(28.2%)으로 가장 많았으며 현대자동차그룹 17명(10.9%), LG그룹 8명(5.1%) 등의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SK그룹은 3명(1.9%), 롯데그룹은 1명(0.6%)이다.
전문경영인 여성 대표이사는 9명으로 전체 전문경영인의 1.8%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김유진 에이블씨엔씨 대표 ▲김유진 코웰패션 대표 ▲김혜연 팜젠사이언스 대표 ▲박미령 동남합성 대표 ▲박은영 옵투스제약 대표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 ▲임수아 메가엠디 대표 ▲최세라 예스24 대표 ▲황보경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이다.
오너 일가를 포함한 전체 대표이사 중 여성은 40명(4.1%)이다.
상장중견기업최연소·최고령대표이사
최고령 대표이사는 대림통상의 창업주인 고(故) 이재우 회장의 배우자인 고은희 회장(89세)으로 나타났다. 고 회장을 포함해 ▲홍순겸 동양피스톤 회장(87세) ▲이창원 한국단자공업 회장(87세) ▲김성기 금화피에스시 회장(85세) 등 17명이 80대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최연소 대표이사는 가온미디어 임화섭 회장의 아들인 임동연(26) 사장으로, 전체 대표이사 중 유일한 20대다. 30대 대표이사는 홍성부(34) 에스와이 전무, 최낙준(35) 무학 총괄사장, 우혁주(37) 국동 대표 등 17명이다.
20∼30대와 80대 대표이사 중 전문경영인은 박재욱(38) 쏘카 대표와 김종식(85) 진로발효 부회장 등 2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33명은 모두 오너 일가로 파악됐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중견기업 전문경영인 중 여성 비중은 1.8%(9명)에 그치지만 500대 기업(0.9%, 3명)보다 두 배 높다"며 "전체 대표이사 중 여성 비중은 4.1%(40명)로 대기업(1.3%, 5명)의 세 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