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지난해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침체 등으로 부진했던 국내 유통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속력을 내고 있다.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는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것과 동시에 각기 다른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경기 수원에 스타필드를 개장하고 고객맞이에 나섰다.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스타필드 수원점 개점 이후 방문객은 ▲26일 9만533명 ▲27일 14만251명 ▲28일 9만6857명 등으로 32만7641명으로 집계됐다.
스타필드 수원은 세분화된 취향을 만족시킬 트렌디한 콘텐츠와 감도 높은 서비스, 자기 계발을 위한 문화 시설과 스포츠 시설까지 폭넓게 제시해 130만 수원 시민은 물론 인접 도시 유입 인구까지 약 500만명을 아우른다는 포부다.
스타필드 수원은 ▲공간 경험형 스토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깃든 고감도 콘텐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예술 특화 카테고리를 앞세워 수원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다는 목표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4층부터 7층까지 이어진 압도적 규모의 별마당 도서관과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가 선호하는 스트릿 패션 브랜드 및 브랜드 복합 공간이 밀집해 있는 4층, 1층과 2층의 F&B(식음료) 특화존이 특히 인기 있었고 강추위에도 옥상정원인 스타가든에 반려견과 함께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매주 일요일 문을 열고, 심야시간 온라인 배송도 허용하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면서 이마트도 신규 출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여기에 기존 매장에는 체험형 공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는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고 ‘고객과 함께 하는 공간’ 구성을 목표로 기존 점포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매장내 쇼핑 고객들이 체험하기 좋고 트렌디하면서 가성비도 함께 충족시킬 테넌트(입점업체)를 신규 유치하는 등의 리뉴얼 작업을 단행했다.
또 이마트의 강점인 ‘그로서리’(식품) 직영매장은 프리미엄 품종 확대 등 운영상품을 더욱 다양화하고, 고객 관점의 매장 구성과 상품 진열을 강화했다. 이마트는 2020년 5월 월계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0여개 매장을 리뉴얼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개점했다. 하노이 서호(西湖) 신도시에 들어선 연면적 35만4000㎡(약 10만7000평) 규모의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이 결합한 초대형 상업복합단지다. '베트남판 롯데타운'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웨스트레이크가 21일 기준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현지 쇼핑몰 가운데 오픈 후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기까지 웨스트레이크가 최단기간을 기록했다고 롯데백화점은 설명했다.
롯데마트인도네시아자카르타위치간다리아점(롯데마트제공)
롯데마트는 2008년 10월 국내 유통업계 중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의 지역 특색을 반영한 36개 도매형 매장과 12개의 한국식 소매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법인은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8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고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39.4% 증가했다.
쿠팡산골짜기마을배송(쿠팡제공)
쿠팡은 최근 수 년간 꾸준히 쿠세권을 확대해 가면서 인구 감소 위기에 놓인 도서산간 지역과 소도시까지 로켓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관심 지역 포함)인 강원 강릉·동해·삼척과 경남 통영·사천, 경북 안동·영천·영주·경주,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충남 공주·논산·보령·예산, 경기 가평 등 16곳으로 쿠세권을 확대했다. 또 경남 거제·진주와 전남 순천·여수·목포·나주, 충북 음성·증평·진천 등 지방의 여러 시군구 지역에서도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읍면동 단위로 계속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쿠세권을 확대해왔다.
특히 2021년 미국 증시 상장 이후 2년간(2021~2022년) 약 2조3000억원(19억달러)을 미국 시장에서 조달해 한국에 투자했다. 쿠팡이 미국에서 조달해 2년간 한국에 투자한 19억달러는 같은 기간 미국이 한국에 투자한 전체 외국인 직접 투자액(54억6100만달러)의 35%에 이른다. 배송의 출발부터 고객의 제품 수령까지 책임지는 독자적인 ‘엔드투엔드(end-to-end)’ 풀필먼트 시스템을 강화해 전국 곳곳에 모세혈관 같은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쿠팡 관계자는 "도서산간지역은 다양한 생필품과 식품을 구할 곳이 많지 않다"며 "현재 쿠팡 로켓배송 도입 이후 매일 약 1000여건이 넘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 3사가 공략 거점을 다변화하는 이유는 유통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일부 지자체는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조정해 의무휴업 규제 완화 움직임에 따른 유통 3사의 경쟁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