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릐의 길거리 예술이 담긴 ' 보물지도'
파리에 대한 역사서이자 안내서
(더파워뉴스=이강율 기자) 아트 하이팅 인 파리
로리 짐머 지음/ 마리아 크라신스키 그림/ 오승민 옮김/ 출판사 혜움터/ 2만2500원
파리 골목 골목에 숨겨진 아트와 마주친다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해제되고 하늘길이 다시 열리자 그동안 억눌렸던 자유를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듯 전세계 곳곳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빛의 도시 파리는 매년 한국인이 방문하고 싶은 유럽 여행지 1위를 다툴 만큼 여행자들의 로망이다.
파리에서는 과연 어떤 추억을 만들 것인가?
유명 관광지 도장깨기보다 현지 일상 살아보기로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에 맞춰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아닌 발길이 닿는 장소에서 숨겨진 걸작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트 하이딩 인 뉴욕』(이지민 옮김, 혜윰터, 2021)으로 도시 예술이 지닌 매력을 전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저자가 이번에는 파리로 떠났다. 이번 책 역시 뉴욕 편과 마찬가지로 도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데 집중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집필하여 탈고 후 파리에 재방문해 검토하며 수정을 거친, 좀 더 깊은 정성과 수고가 담긴 책이다.
자유와 낭만, 예술을 풍부하게 읽어내다!
자유와 낭만을 좇는 예술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도시답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들의 흔적을 일상 공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아트 하이딩 인 파리』는 이동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공원에 들렀다가, 배를 채우러 식당에 갔다가, 센강을 산책하다가 슬쩍 볼 수 있는 예술을 무심코 스쳐지나지 않도록 일러준다.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는 파리의 예술을 독자들은 우연히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각 글마다 예술품을 한 점씩 정해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전형적인 아트북 구성을 취하지만 파리의 깊은 역사를 다룬 역사서이기도 하다. 파리가 겪어내야 했던 전쟁들을 비롯해 파리의 문화전성기였던 벨 에포크 시대에 대한 이야기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각 예술품이 어떤 역사적인 맥락 안에서 탄생했는지 함께 이해하는 일은 예술을 더 풍부하게 읽는 방법이기도 하다.
공간의 특징을 잡아낸 밝은 색감 일러스트로 소장 가치까지
동시에 이 책은 여느 여행책 못지않은 파리 가이드북 역할도 한다. 가령 어느 계절에 몇 시까지 문을 열고 어떤 강연이나 행사가 열리는지, 그럴 때 이동 수단은 무엇이 편리할지 등과 같은 정보가 빼곡하다. 심지어 이 책 6장은 제목이 ‘지하철 타고’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하철 역사 혹은 지하철을 타며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날이 궂을 때 유용한 동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뉴욕 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말미에 책에서 소개한 작품들로 동선을 짠 루트들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뉴욕 편에서 협업했던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아 크라신스키와도 다시 뭉쳤다. 공간과 작품의 특징을 시원하게 잡아내 밝은 색감을 더한 그의 일러스트 덕분에 책장을 넘기는 내내 즐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