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3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582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 데다 자동차, 선박, 바이오헬스 등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역대 3월 기준으로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나타냈다. 수입은 533억달러로 2.3% 늘었으며, 무역수지는 49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2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IT 전 품목 수출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131억달러(11.9%↑)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상승 전환했다. 이는 역대 3월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컴퓨터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3.1% 늘어난 12억달러로,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SSD 수요 확대가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무선통신기기(13.8%↑), 디스플레이(2.9%↑) 수출도 동반 증가하며 IT 전반의 회복세를 반영했다.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수출이 39.4% 감소했음에도 하이브리드차(38.8%↑)와 내연기관차(3.4%↑) 수출 증가로 1.2% 늘어난 62억달러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은 LNG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 수요 증가로 32억달러(51.6%↑)를 기록하며 15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바이오헬스 수출도 14억1,000만달러로 6.9% 늘었다. 의약품 중심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국제유가 하락과 정유사 정기보수 등의 영향으로 각각 28.1%, 10.8% 줄었다.
미국이 지난달 12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한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10.6% 감소한 26억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철강 수출의 경우 계약 체결부터 실제 수출까지 2~3개월의 시차가 있어 본격적인 관세 영향은 5월부터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알루미늄 수출은 20.4% 증가한 5억달러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아세안 수출이 전년 대비 9.1% 증가한 103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대중국 수출(100억9,000만달러)을 2개월 연속 넘어섰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으로 4.1% 줄었고, 대미 수출은 반도체·컴퓨터 수출 호조에도 자동차·기계 수출 부진으로 증가율이 2.3%에 그쳤다.
이밖에 EU 수출은 선박과 바이오헬스 수출 확대에 힘입어 9.8% 증가한 63억달러를 기록했다. CIS(30.1%), 중동(13.6%), 일본(2.2%) 등지에서도 수출 증가세가 나타났다.
3월 수입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533억달러를 기록했다. 원유(-9.0%)와 석탄(-34.8%) 수입이 감소하면서 전체 에너지 수입은 7.3% 줄어든 101억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반도체 장비(86.2%↑) 등을 중심으로 한 비에너지 수입은 4.8% 늘어난 432억달러였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불확실한 통상환경 속에서도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한 점은 의미가 크다”며 “미국의 통상 조치에 선제 대응하고, 기업들이 수출 확대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