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구독 서비스와 기업간거래(B2B) 사업 성장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1분기 매출 22조원을 돌파했다. 경기 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비(非)하드웨어 중심의 '질적 성장'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22조7,4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로, 1분기 매출이 22조원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2,590억원으로 전년보다 5.7% 감소했지만, 2020년 이후 6년 연속 1조원을 웃도는 실적을 이어갔다.
LG전자는 “수익성이 높은 B2B, 구독, webOS 등 질적 성장 영역에서 매출이 확대되며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났다”며, “원자재 및 물류비 안정화, 글로벌 생산지의 유연한 운영도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 부문은 프리미엄 B2C 제품의 시장 지배력이 유지된 가운데, B2B 영역인 빌트인 가전 및 모터·컴프레서 부품 판매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특히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은 전년 대비 60%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구독 적합형 제품군과 케어서비스 강화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도 확대 중이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올해부터 TV, IT(노트북·모니터), 상업용 디스플레이(ID) 등을 통합 운영하며 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과의 시너지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능을 강화한 2025년형 TV 라인업을 선보이는 한편, 초경량 AI 노트북 ‘LG 그램 프로’, 이동식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2’도 호응을 얻고 있다.
전장(VS) 사업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콘텐츠 플랫폼 등 사업모델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차별화된 모터·인버터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차량용 램프는 고해상도·지능형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2B 사업의 핵심 축으로 육성 중인 냉난방공조(HVAC) 부문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VAC 전담 ES사업본부를 독립 본부로 전환했으며,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매출(2조5,890억원)과 영업이익(3,35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등지에서 상업용 공조시스템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고 있으며, 산업·발전용 분야에선 AI 데이터센터용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중심으로 신규 사업기회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가정용 공조사업에서도 AI 기능을 탑재한 휘센 스탠드 에어컨 판매 증가로 인해 경남 창원의 생산라인이 조기 풀가동에 돌입한 상태다.
한편, LG전자는 이번에 발표한 잠정 실적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예상치라고 밝히며,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실적설명회에서 1분기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실적을 상세히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