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 보복 관세 정책을 강행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관세 쇼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준의 시장 충격"이라며 "글로벌 증시가 공포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상을 뛰어넘는 전방위적 보편 관세 정책을 꺼내들었으며, 상호관세 도입까지 언급하면서 시장에 강한 공포심리를 자극했다. 그 결과, MSCI 글로벌 지수는 최근 2거래일간 8.59% 급락했으며, 특히 미국 증시가 나스닥 -11.44%, S&P500 -10.53%, 다우지수 -9.26% 등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은 미국 증시의 충격이 여타 국가보다 컸던 이유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의 재확산 ▲기업 실적 악화 우려 ▲고밸류에이션 부담을 꼽았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마저 투매 현상을 보이며 하락하는 등, 투자 심리는 극단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다만 보고서는 시장이 공포의 클라이맥스에 근접한 신호로 해석하며, 단기적 '언더슈팅'이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유사한 위기 상황에서도 급락 이후 약 10일 내 반등을 시도했고, 평균적으로 3개월 후 하락폭의 절반을 회복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의 정책 반응에 따라 분위기 반전 여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트럼프 풋, 파월 풋이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열쇠”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정치권과 재계의 반발, 파월 의장의 신중한 금리 대응 등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역시 향후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물가 둔화와 견조한 경기 지표가 병행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될 수 있으며, 이는 달러 약세 및 채권금리 하락을 유도해 증시에 우호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신흥국, 특히 신흥 아시아 증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선방 중이다. 선진국 증시가 지난해 8월 수준까지 급락한 반면, 신흥국은 올해 3월 저점 수준에 머물며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다. 특히 중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 기대, 밸류에이션 매력이 신흥국 증시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증시는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복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OSPI는 2,400선 전후에서 의미 있는 지지권에 진입했으며, PBR 기준으로도 '딥 밸류(Deep Value)' 구간에 위치하고 있어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대신증권은 투자 전략으로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과 낙폭 과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차전지, 자동차, 에너지, 화학, 은행, 보험, 디스플레이, 유틸리티, 화장품/의류 등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단기 반등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꼽혔다. 특히 반도체, 인터넷, 제약/바이오 등은 현재 가격대부터 매집이 가능하며, 중기 전략 측면에서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