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우영 기자] 강릉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4.9%까지 떨어지며 식수 공급 위기가 현실화됐다. 한국농어촌공사는 31일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저수율이 15% 아래로 무너지자 강릉시는 계량기 밸브를 75% 잠그는 3단계 제한 급수를 시행하고 농업용수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앞서 지난 20일 저수율이 25% 이하로 떨어졌을 때는 5만3485가구의 계량기를 50% 잠그는 2단계 제한 급수를 실시한 바 있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시 전체 생활용수의 87%를 담당하는 주요 급수원으로, 약 18만명의 식수와 직결된다. 이번 저수율 하락으로 시는 당초 ‘3일 공급·7일 단수’ 방식으로 진행하던 농업용수 공급도 전면 중단했다. 다만 오봉저수지 외에도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10곳이 있어 일부 보완은 가능하다.
정부는 전날 강릉을 자연재난으로 인한 재난 사태 지역으로 선포했다. 자연재난으로 재난 사태가 선포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국 소방동원령이 내려져 소방차량 71대가 급수 지원에 나섰으며, 하루 2500~3000톤의 급수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오봉저수지를 직접 둘러본 뒤 “장단기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가뭄 장기화로 농가와 자영업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강릉 안반데기 배추밭에서는 가뭄 피해로 속이 녹아버린 ‘꿀통 배추’가 늘어나 출하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했다. 옥수수, 고추, 깨 등 밭작물도 바싹 말라 농작물이 고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식당은 물 절약을 위해 휴업하거나 단축 영업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는 2005년 양양 산불, 2007년 태안 기름유출, 2019년 강원 동해안 산불, 2022년 경북 울진·삼척 산불에 이어 다섯 번째 재난 사태 선포 사례이며, 자연재난으로는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