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2025 서울시민 정신건강 인식 및 실태조사’ 결과 발표
[더파워 이우영 기자] 서울시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지난 1년간 불안, 우울, 수면 문제 등 한 가지 이상의 정신건강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11일 ‘2025 서울시민 정신건강 인식 및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조사 대상자의 72.1%가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07년부터 격년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정신건강 문제의 심층 실태를 함께 조사했다.
조사 결과, 시민의 주관적 정신건강 상태가 해마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이 좋은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21년 63.1%, 2023년 59.8%에 이어 2025년 53.4%로 감소했다. 신체건강 역시 같은 기간 44.9%에서 39.7%로 떨어졌다.
서울시민의 평균 우울 점수는 5.8점으로 ‘가벼운 우울’ 수준에 해당했으며, 중간 이상 수준의 우울을 경험한 시민은 전체의 19.5%로 조사됐다. 이는 정신건강 문제가 특정 계층이 아닌 시민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은 이전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낙인(스티그마)이 존재했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대처 방식으로는 ‘스스로 해결한다’(45.6%)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가족·지인에게 이야기한다’(41.8%), ‘전문기관 도움을 받는다’(18.8%) 순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형성 요인으로는 ‘뉴스·신문 등 대중매체’(89.9%)와 ‘SNS·유튜브 등 온라인 미디어’(88.3%)가 가장 높게 꼽혔다. 정신건강 정보를 얻는 주요 경로 역시 ‘인터넷 커뮤니티·소셜미디어’(37.5%)가 가장 많았고, ‘정보를 얻는 곳이 없다’는 응답도 17.3%에 달했다.
정신건강 관련 기관의 인지도는 높았지만 이용률은 저조했다. ‘자살예방센터’의 인지도가 92.4%로 가장 높았으나 이용 의향은 39.6%에 그쳤고,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인지도 75.1%, 이용 의향 67.2%로 조사됐다.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접근성과 상담 연계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신건강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기로는 ‘청소년기’(42.5%)와 ‘청년기’(25.9%)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단기적으로는 치료 연계 및 치료비 지원, 전문 상담 강화가, 장기적으로는 예방 중심의 홍보·교육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승연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센터장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예방 중심의 정신건강 서비스 확충과 인식 개선 캠페인을 강화하고, 연령대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시민이 정신적 어려움을 느낄 때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기반의 연계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우영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