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하 대웅제약 디지털헬스케어사업부장이 12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 바이오헬스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더파워 이설아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통합돌봄과 일차의료기관 중심 만성질환 관리 정책이 현장에서 안착하려면, 디지털 헬스케어 제도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최로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 바이오헬스 포럼’에서는 ‘규제로 가로막힌 디지털 헬스케어 강국’을 주제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국가 보건의료 정책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포럼은 ‘규제로 가로막힌 디지털 헬스케어 강국’을 주제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조기 진단과 지속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단기적으로는 예산 투입이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증 질환과 합병증 발생을 줄여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덜고 국민 건강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통합돌봄과 일차의료 기반 만성질환 관리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병원 안팎에서 환자 상태를 연속적으로 살필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와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필수라는 것이다.
조병하 대웅제약 디지털헬스케어사업부장은 “환자 모니터링의 핵심 가치는 몇 번 보느냐가 아니라 위험 신호를 얼마나 빨리 포착해 대응하느냐에 있다”며 “입원 기간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24시간 모니터링 가능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을 구축해야 통합돌봄 정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 진단과 지속 관리는 당장은 비용처럼 보이지만, 중증 질환과 합병증으로 진행되는 비율을 낮춰 장기적으로 의료비를 줄이고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라고 덧붙였다.
현장 사례도 소개됐다. 인천나은병원은 인공지능(AI) 기반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를 도입한 뒤 위급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로 신속히 연계한 사례를 발표했다. 강북삼성병원 종합검진센터는 AI 심전도 분석을 통해 심장 이상 징후를 미리 찾아 응급 상황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은 경험을 공유하며, 디지털 헬스케어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환자 안전망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업부장은 통합돌봄과 일차의료 현장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실질적으로 활용되기 위해 세 가지 제도 보완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일차의료기관이 디지털 플랫폼과 진단 기반 헬스케어 기술을 적극 쓸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만성질환 관리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일차의료기관과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분담해 효율적인 의료 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수술 전후 감염 예방을 위한 혈당 관리, 정확한 고혈압 진단을 위한 24시간 활동혈압검사를 권고하고 있는 점을 들어, “혈압·혈당 등 생체 지표를 연속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모니터링에 대해 입원·외래 수가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 소외 지역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디지털 통합 돌봄’ 인프라 구축도 과제로 꼽혔다. 조 사업부장은 “원격 재택 모니터링과 방문진료에 디지털 헬스케어를 결합하면 돌봄이 필요한 계층도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지만, 현재는 수가와 제도 한계로 확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3일 이상 장기 홀터(Holter) 심전도 검사의 본인부담률이 80%에 달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72시간 이상 장기 검사는 숨어 있는 심방세동을 찾는 데 효과적이지만, 높은 환자 부담 때문에 검사 자체를 포기해 조기 진단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 홀터 검사를 급여 체계 안에서 현실화하는 것이 뇌졸중 등 중증 심뇌혈관 질환을 줄이는 길”이라고 했다.
이주영 의원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특정 산업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통합돌봄과 일차의료 중심 보건의료 체계를 완성하기 위한 인프라”라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제도 개선 과제에 국회가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럼에 앞서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대웅제약의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모비케어’, 안저 카메라 ‘옵티나’ 등을 체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