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 부담이 커지면서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노경훈 교수는 겨울철 가슴을 조이는 통증과 답답함이 반복되면 단순한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협심증과 심근경색 가능성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20일 밝혔다.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부족해 생기는 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로, 혈관 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 지름이 점차 줄어든다. 여기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스트레스 등이 겹치면 위험이 커진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면서 증상이 쉽게 유발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이 조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다. 주로 운동이나 계단 오르기, 찬 공기에 노출될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며, 휴식을 취하면 수 분 안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왼쪽 어깨나 팔, 목, 턱 등으로 퍼질 수 있고 숨이 차거나 식은땀, 메스꺼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노경훈 교수는 “협심증은 통증이 잠시 지나간다고 안심하기 쉬운 질환”이라며 “이미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하다는 경고 신호이기 때문에 증상이 반복되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은 증상과 병력 평가를 바탕으로 심전도, 운동부하 검사, 심장 초음파, 관상동맥 CT 등이 이뤄진다. 필요하면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해 혈관이 어느 부위에서, 어느 정도까지 좁아져 있는지 정확히 확인한다. 협심증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심근경색으로 진행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 정도와 관상동맥 협착 범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결정된다. 기본적으로 혈관을 확장하고 심장 부담을 줄이는 약물 치료가 우선이며, 혈압·혈당·지질을 조절하는 약제가 함께 사용된다. 약물 치료로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관상동맥 협착이 심한 경우에는 풍선확장술과 스텐트 삽입을 포함한 관상동맥 중재 시술로 좁아진 혈관을 넓혀 혈류를 개선한다. 관상동맥이 여러 부위에서 막혀 있거나 주요 혈관의 협착이 심한 환자에게는 관상동맥 우회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관상동맥 우회술은 막힌 혈관을 우회하는 새로운 혈류 통로를 만들어 심장으로 가는 혈액 공급을 회복시키는 수술로, 중증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위험이 높은 경우 시행된다.
노경훈 교수는 “협심증 치료의 목표는 단지 통증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심근경색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며 “약물·시술 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철에는 갑작스러운 외출과 무리한 야외 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보온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필요하지만 추운 날씨에는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고 강도를 서서히 높여야 하며, 금연은 필수다. 염분과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과 함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노 교수는 “겨울철 협심증 환자는 새벽이나 이른 아침 시간대에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며 “가슴 통증이 반복되거나 통증의 강도와 지속 시간이 점점 심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