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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눈꺼풀 처짐, ‘나이 탓’만은 아니다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2-14 10:30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박대근, 안과 박인기 교수(좌측부터)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박대근, 안과 박인기 교수(좌측부터)
[더파워 이설아 기자] 설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가족을 마주하는 시기, 체중 증가나 눈꺼풀 처짐을 단순히 “나이 먹어서 그렇다”는 말로 넘기기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희대병원 의료진은 비만과 눈꺼풀 처짐이 노화 현상처럼 보이더라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 신호인 경우가 적지 않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박대근 교수와 안과 박인기 교수는 고도비만과 안검하수가 동반 질환과 시야 장애를 통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며 증상에 따른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박대근 교수는 우선 비만을 ‘나잇살’로 치부하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중과 복부비만은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니라 나이와 관계없이 삶의 질과 건강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라는 것이다. 그는 “운동과 식단 조절을 꾸준히 해도 체중이 계속 늘거나,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인 고도비만은 개인의 의지와 생활습관 조절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질병’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도비만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대사 질환이 동반되기 쉽고, 이로 인해 심혈관 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박 교수는 “이 같은 환자는 운동, 식사·약물 요법만으로는 장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고, 요요 현상이나 약물·식이요법 부작용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며 “장기적인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기 전에 적극적인 의료적 개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BMI 35 이상이면서 당뇨병·고혈압 등 동반질환이 있는 고도비만 환자는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수술적 치료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부터 고도비만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어 경제적 부담도 이전보다 줄었다. 박 교수는 “대표적인 수술법으로는 위소매절제술과 루와이형 위우회술이 있다”며 “두 수술 모두 체중 감량과 대사질환 개선 효과가 입증됐지만, 환자 상태와 동반질환에 따라 적합한 방법이 다르므로 사전에 충분한 상담과 평가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위소매절제술은 위의 상당 부분을 절제해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빠른 포만감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이 약 2시간 정도로 비교적 간단하며, 이후 위내시경 검진에도 큰 지장이 없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루와이형 위우회술은 작은 위주머니를 만든 뒤 이 부분에 소장을 바로 연결해 음식이 지나가는 경로를 바꾸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과 함께 혈당 조절 개선 효과가 뚜렷해 당뇨 등 대사질환이 동반된 고도비만 환자에서 고려할 수 있는 수술법이다.

체형 변화만큼 눈에 띄는 노화 징후로 여겨지는 눈꺼풀 처짐도 ‘그럴 나이’라며 넘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시력과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안검하수일 가능성이 있다. 노화로 윗눈꺼풀이 내려오는 안검하수는 졸려 보이는 인상 문제로만 생각되기 쉽지만, 시야 방해와 두통·목·어깨 통증 등 전신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라는 설명이다.

박인기 교수는 “안검하수는 정면을 볼 때 윗눈꺼풀이 비정상적으로 내려와 검은 눈동자가 절반 정도만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며 “눈꺼풀이 시야를 가리면 무의식적으로 이마 근육에 힘을 주게 되고, 이로 인해 두통이나 눈의 피로, 목·어깨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시야 장애로 보행 안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검하수의 가장 흔한 원인은 윗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근육(윗눈꺼풀 올림근)의 기능 약화다. 눈꺼풀이 내려오면 위쪽 시야가 가려져 환자는 눈을 크게 뜨거나 눈썹을 치켜뜨는 습관을 갖게 되고, 이마 주름이 깊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술의 목표는 정면을 보았을 때 양쪽 눈꺼풀의 높이를 맞추고 시야를 확보하는 것으로, 수술 후 일시적으로 아래를 볼 때 불편함이 있거나 눈을 감을 때 어색한 느낌이 동반될 수 있어 사전에 충분한 설명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또한 노화로 인한 눈꺼풀 피부 늘어짐과 안검하수는 구분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윗눈꺼풀 피부가 늘어져 처진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간단한 수술로 개선이 가능하며, 환자의 필요에 따라 쌍꺼풀 수술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한다”며 “반면 실제로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근육 기능이 떨어진 안검하수는 기능적·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의들은 가족이나 본인의 눈꺼풀 변화를 스스로 점검해볼 것을 권고한다. 다음과 같은 항목이 해당된다면 안과 진료를 통해 안검하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의료진은 “비만과 눈꺼풀 처짐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건강 상태를 점검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명절처럼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기에는 서로의 변화된 모습을 살피고 필요 시 의료 상담을 권유하는 것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눈꺼풀 처짐 자가 체크리스트

▲거울을 보면 윗눈꺼풀이 검은 눈동자의 3분의 1 이상을 가린다.
▲눈을 뜰 때 눈썹을 위로 치켜뜨는 버릇이 있다.
▲눈을 치켜떠 생긴 이마 주름이 뚜렷하다.
▲한쪽 눈이 더 늦게 떠지거나 양쪽 눈 크기 차이가 눈에 띄게 난다.
▲주변에서 평소 졸려 보이는 눈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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