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양상이 지능화되고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각적인 형태로 진화함에 따라 학교폭력은 중대한 사회적 범죄이자 법적 분쟁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대응하는 법적 절차와 기준 역시 이전보다 훨씬 엄격하고 세밀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체적 폭행뿐만 아니라 언어폭력, 사이버 불링, 따돌림, 성폭력 등 그 유형이 세분화되면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에 근거한 행정적 조치와 민·형사상 책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추세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 내부의 전담 기구 조사와 교육지원청 산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의 심의가 진행된다. 학폭위는 피해 학생의 보호와 가해 학생의 선도 및 교육을 목적으로 하며, 조사 결과에 따라 1호(서면 사과)부터 9호(퇴학 처분)까지의 징계 조치를 결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학폭위의 결정이 단순히 학교 내 징계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가해 학생에게 내려진 조치 사항 중 일부는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어 상급 학교 진학이나 대입 전형에서 치명적인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건 초기 단계에서부터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사건의 경위를 법리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가해 측은 행위의 고의성 여부와 화해 정도를 소명해야 하며 피해 측은 피해 사실의 구체성과 지속성을 입증하여 정당한 보호 조치를 이끌어내야 한다. 초기 대응의 방향성은 향후 이어질 교육지원청의 심의 결과는 물론, 성인이 된 이후의 삶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하나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목은 형사 처벌과의 연계성이다. 만 14세 이상의 형사 미성년자가 아닌 학생이 저지른 학교폭력은 사안의 경중에 따라 형사 고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상해, 폭행, 협박, 공갈, 재물손괴 등 형법상 범죄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경찰 수사가 진행되며 소년법에 따른 보호 처분이나 일반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명예훼손이나 모욕은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간주되어 전파 속도와 파급력을 고려한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기도 한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발생한 치료비, 정신적 위자료, 향후 치료비 등은 가해 학생 본인뿐만 아니라 그 감독 의무자인 부모를 상대로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은 가해 학생의 부모가 평소 자녀에 대한 교육과 지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목격자의 진술, 메신저 대화 내역, CCTV 자료, 전문가의 심리 진단서 등 객관적인 물증을 어떻게 수집하고 제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법적 논리가 결여된 감정적 호소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반박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불리한 정황을 조성할 위험이 크다.
최근 학교폭력 사건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쌍방 폭행의 주장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이 피해 학생의 과거 행위를 문제 삼아 맞신고를 하거나 방어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 접촉을 폭력으로 규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보호받기 위해서는 학교폭력예방법의 세부 조항과 최신 판례의 경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학폭위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경우에도 절차적 하자는 없었는지,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은 없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캡틴법률사무소 이수빈 변호사는 “학교폭력은 이미 사법화가 진행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실관계의 명확한 확립과 이를 뒷받침하는 법리적 소명 능력이 요구된다. 사안의 초기부터 종결까지 일관된 논리를 유지하며 각 단계에 맞는 법적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당사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