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저신용자 신용대출이 두 자릿수로 줄어든 반면 카드론과 대부업 비중은 높아지면서 취약차주의 자금조달 여건이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신용자(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신용대출 공급액은 30조원으로 전년 33조7000억원보다 1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대출 공급액도 141조1000억원에서 128조2000억원으로 9.1% 줄었지만, 저신용자 대상 대출 감소 폭이 더 컸다.
금융권이 강화된 대출 규제에 맞춰 총량 관리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연체 우려가 큰 저신용자 신용대출을 더 조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권별 저신용자 신용대출 감소 폭은 은행 5000억원, 저축은행과 카드론이 각각 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가까운 대부업의 저신용자 대출 공급액은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3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 가운데 카드론과 대부업 비중은 58.3%로 전년 56.0%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저신용자 대출에서 고금리 업권 비중이 커지며 대출의 질이 악화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저신용층이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는 구조적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신용대출이 신용도가 높은 사람에게만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계속 심해지고 있다"며 "저신용자 신용대출은 대부분 생계자금이나 전세자금 등 생활에 필수적인 자금인데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 빚이 불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저신용자의 대출절벽을 막기 위한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달 초 저축은행 최고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축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공급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가계대출을 관리하면서도 중·저신용자 공급을 줄이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여러 업권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