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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을 든 공연기획자… 또우 작가 우승하, 그림으로 다시 무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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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을 든 공연기획자… 또우 작가 우승하, 그림으로 다시 무대에 서다

이승렬 기자

기사입력 : 2026-03-23 08:10

비전공의 벽 넘어… 공황장애·자폐성 장애와 함께 그린 변화의 시간
또우 갤러리, 전시 넘어 ‘머무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22일 또우(우승하) 작가가 이엘 카페 갤러리에서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 사진=이승렬 기자
22일 또우(우승하) 작가가 이엘 카페 갤러리에서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 사진=이승렬 기자
[더파워 부·울·경 취재본부 이승렬 기자] 22일 오후 부산 서구 또우 갤러리. 전시장 한쪽에 학생들이 모여 서 있고, 한 남자가 그림 앞에서 말을 잇는다. 설명은 길지 않지만, 시선은 오래 머문다. 작가 또우, 우승하다. 그는 1인 3역이다. 작업과 지도, 도슨트 역할까지 혼자서 맡고 있다.

그는 30여 년 공연기획자로 일하다 코로나19 이후 붓을 들었다. 무대가 사라진 자리에서 시작한 그림은 어느새 2000점을 넘겼다. 화면 속 ‘또우와 또당’이라는 캐릭터는 그가 꺼내놓은 또 하나의 얼굴이다. 그는 스스로를 자폐적 특성을 지닌 고유한 내면의 세계를 가진 사람으로, 세상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통한다고 말한다.

미술 전공자는 아니다. 이력으로만 보면 늦은 출발이다. 하지만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개인전과 초대전을 이어왔고, 아트페어와 국제전에도 이름을 올렸다. 속도보다 방향이 먼저였던 셈이다.

이곳 상설 전시장내 작업실에서는 그림을 배우는 사람들도 함께 시간을 쌓는다. 지난해 12월 개관 이후 여러 문하생이 거쳐 갔고, 두 명의 문하생이 남았다. EL카페 창립자 강정수 씨와 공황장애를 겪어온 정수연 씨다.

EL 또우 갤러리 전시장에 제자 강정수 씨의 작품(위)이 전시돼 있다. / 사진=이승렬 기자
EL 또우 갤러리 전시장에 제자 강정수 씨의 작품(위)이 전시돼 있다. / 사진=이승렬 기자
강 씨의 그림은 힘이 도드라진다. 화면에 기(氣)가 실린다. 반면 정 씨의 그림은 변해왔다. 처음엔 어둡고 눌린 색이 많았지만, 최근 작업에서는 밝은 색이 눈에 띈다. 우 작가는 이러한 변화를 치유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정 씨는 “처음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림을 툭툭 치며 고치라고 할 때마다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면서도 “지금은 그 시간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 같다”고 웃으며, 또우 작가의 제자인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우 갤러리 작업실, 공황장애를 겪어온 정수연 씨의 최근 인물화 작업이 한층 밝아진 색감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이승렬 기자
또우 갤러리 작업실, 공황장애를 겪어온 정수연 씨의 최근 인물화 작업이 한층 밝아진 색감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이승렬 기자
우 작가는 제자들에게 오래 붙잡지 않는다. “이제 더 가르칠 게 없다”는 말을 자주 남긴다. 대신 스스로 그리게 둔다. 여기서 그림은 기술보다 버티는 방식에 가깝다.

또우 갤러리는 전시장이라기보다 머무는 공간에 가깝다. 누군가는 그림을 보러 오고,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다 간다. 그리고 각자의 속도로 변해간다.

늦게 시작한 화가, 비전공이라는 이름. 그 사이에서 또우의 그림은 조용히 길을 만든다. 설명보다 먼저, 색이 말을 건다.

이승렬 더파워 기자 ottnews@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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