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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립 요건의 엄격성 vs 실무상의 파탄주의 인정, 이혼소송을 둘러싼 법적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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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립 요건의 엄격성 vs 실무상의 파탄주의 인정, 이혼소송을 둘러싼 법적 간극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3-31 13:12

이원화 변호사
이원화 변호사
[더파워 최성민 기자] 대한민국 사법부의 이혼소송 체계는 전통적으로 '유책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혼인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법조계의 흐름은 이러한 엄격한 유책주의의 틀 안에서 실질적인 혼인 생활의 형해화를 인정하는 파탄주의적 요소가 강화되는 변곡점에 서 있다.

과거에는 외도나 폭행 등 명확한 유책 사유가 입증되어야만 승소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현대의 재판부는 부부간의 정서적 유대감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단절되었는지, 그리고 그 단절이 단순히 한쪽의 일방적인 변심이 아닌 객관적인 관계의 종말인지를 심도 있게 살피고 있다. 이는 민법 제840조가 규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를 사법부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책주의는 "잘못한 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응보적 성격과 "상대방을 축출 이혼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회적 방어기제를 동시에 담고 있다. 재판부는 혼인의 순결성과 도덕적 책임을 중요하게 본다. 따라서 유책주의 하에서는 상대방의 부정행위나 부당한 대우를 입증하는 '증거'가 소송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민법 제840조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사유들이 주로 이 관점에서 다루어진다.

반면, 파탄주의는 "이미 죽은 혼인은 묻어주어야 한다"는 현실론에 기반한다. 부부 사이의 애정과 신뢰가 완전히 사라져 혼인 생활을 강제하는 것이 오히려 개인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면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기 전에 관계를 해소해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시각이다. 주로 민법 제840조 제6호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해석할 때 핵심적인 논거가 된다.

실무상 두 원칙의 간극은 점차 좁혀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유책주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기준을 넓히는 추세다.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 계속의 의사가 없음에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 혹은 별거 기간이 수십 년에 달해 유책 사유의 의미가 퇴색된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결국 이혼소송의 전략은 유책주의라는 법적 외피 속에서 혼인 파탄의 객관적 실체를 어떻게 논리적으로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이혼 전문 변호사인 로엘 법무법인 이원화 대표변호사는 “이혼소송은 감정의 배설이 아닌, 철저한 법리와 증거의 싸움이다. 민법상 규정된 이혼 사유를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여 재판부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라며 “판례는 유책주의를 고수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 혼인 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났으며 이를 유지하는 것이 한쪽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지점을 포착하면 파탄주의적 해석을 적용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원화 대표변호사는 “승소의 핵심은 단순히 상대방의 잘못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측의 유책성을 상쇄할 만한 사정이나 상대방의 보복적 거절 의사를 법률적 근거로 파괴하여 재판부에 '이 관계는 이미 끝났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복잡한 부부 관계의 역학을 사법부의 언어로 번역하여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법률 지식 전달을 뛰어 넘는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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