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성장기 아이의 치열은 외모뿐 아니라 저작 기능과 발음, 안면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경희대치과병원은 유치가 빠진 뒤에도 영구치가 제때 올라오지 않거나 앞니 배열이 비정상적이라면 잇몸 속에 숨은 과잉치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과잉치는 정상 치아 개수보다 더 많이 생기는 치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치아는 유치 20개, 영구치 32개인데, 이보다 추가로 생긴 치아가 과잉치에 해당한다. 대부분 턱뼈 속에 매복돼 있어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렵고, 학교 건강검진이나 소아 치과 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옥형 경희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소아 과잉치의 약 70% 이상이 윗앞니 안쪽에 매복돼 있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치과 파노라마 X선이나 치과용 CT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과잉치를 방치할 경우 정상 치아의 자리를 차지하거나 이동 경로를 막아 영구치 맹출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치열 불균형이 생기면서 씹는 기능과 발음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심하면 부정교합이나 낭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앞니가 비정상적인 위치로 나오거나 아예 맹출하지 못하면 교정 치료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남 교수는 “유치가 빠진 뒤에도 오랫동안 영구치가 나오지 않거나 앞니 사이가 비정상적으로 벌어져 있다면 지체 없이 치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과잉치 주변으로 낭종이 생기면 다른 치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확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잉치가 확인되면 치과용 CT 등을 통해 위치와 형태, 주변 치아와의 관계를 3차원적으로 평가한 뒤 치료 방침을 정한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과잉치를 제거하는 발치 수술로 이뤄지지만, 시점은 아이의 나이와 과잉치의 위치, 주변 영구치의 발육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인접 영구치의 맹출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면 조기 발치를 검토하지만, 영향이 제한적이라면 주변 치아의 치근이 어느 정도 형성된 이후로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남 교수는 “주변 치아가 충분히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과잉치를 제거하면 오히려 정상 치아 발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아이마다 적절한 발치 시기가 다른 만큼 정확한 진단과 검사에 기반한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잉치 제거는 보통 국소 마취 후 잇몸을 절개하고 일부 뼈를 제거해 과잉치를 노출한 뒤 발치하고 봉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뼈 삭제 범위를 줄이기 위한 디지털 기반 가이드 수술도 활용되고 있다. 다만 과잉치가 깊숙이 매복돼 있거나 소아 환자의 협조가 어려운 경우에는 진정 치료나 전신 마취가 고려될 수 있다. 남 교수는 “소아 환자는 치료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치료 결과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