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류동우 기자] 애플이 미국에서 인공지능 기능 지연을 둘러싼 소비자 집단소송에 합의하면서 국내 소비자 보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시리의 AI 기능 지연과 관련한 미국 소비자 집단소송에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합의에 나섰다.
이번 소송은 애플이 2024년 아이폰16 시리즈 공개 과정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와 고도화된 시리 기능을 주요 기능처럼 알렸지만, 실제 출시 이후 일부 기능 제공이 지연됐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원고 측은 애플의 광고가 소비자에게 AI 기능을 곧바로 사용할 수 있거나 가까운 시점에 제공될 것이라는 기대를 줬고, 이 같은 기대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합의에 동의했지만,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해당 합의는 미국 법원의 승인을 거쳐야 확정된다. 합의 대상도 미국 내 일정 기간 아이폰16 시리즈와 일부 아이폰15 프로 모델을 구매한 소비자로 제한되는 만큼, 국내 소비자에게 자동 적용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문제 제기는 있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와 아이폰16e 판매 과정에서 애플 인텔리전스 관련 기능을 핵심 사양처럼 광고했지만, 일부 기능 출시가 지연됐다며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 공정위는 관련 신고를 접수한 뒤 조사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애플이 국내 소비자에게 어떤 문구와 방식으로 AI 기능을 알렸는지, 실제 제공된 기능과 광고상 기대 사이에 차이가 있었는지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한국어 지원이 시작됐지만, 논란의 중심은 AI 기능 전체 제공 여부가 아니라 개인화된 시리 등 핵심 기능의 제공 시점과 광고 표현의 적정성에 맞춰져 있다.
국내에서 소비자 보상이 이뤄지려면 미국식 집단소송 합의와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 공정위가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더라도 제재가 곧바로 개별 소비자 보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소비자들은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이나 민사소송 등을 통해 별도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대규모 합의가 이뤄진 만큼 국내에서도 애플의 AI 광고 표현과 소비자 피해 여부를 둘러싼 논의는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