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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성폭력 혐의의 법리적 쟁점, 진술의 신빙성과 양형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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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성폭력 혐의의 법리적 쟁점, 진술의 신빙성과 양형의 조건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6-27 10:00

사진=박은석 변호사
사진=박은석 변호사
[더파워 최성민 기자] 성범죄 사건은 대개 은밀한 공간에서 당사자 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물적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4촌 이내의 혈족이나 인척, 혹은 동거하는 친족 관계에서 발생하는 '친족성폭력'은 일반적인 성범죄와 비교했을 때 법적 쟁점과 수사 메커니즘이 전혀 다르게 전개된다.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은 성폭력처벌법 제5조에 의거하여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며, 벌금형 규정이 없어 혐의가 인정되는 순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가족이라는 특수한 울타리 안에서 발생한다는 정황상, 친족성폭력 사건은 사법당국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고도의 법리적 정밀함을 요구한다. 대다수 사건이 발생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고소나 고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DNA나 당일의 직접적인 목격자 증언 같은 물리적 데이터보다는 오직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가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건에서는 단순히 감정적으로 부인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은 아무런 실효성이 없으며, 법원이 신뢰할 수 있는 진술의 신빙성 확보와 정황 증거의 탄핵이 핵심이다.

수사기관 및 사법부가 친족성폭력 사건의 기록을 받아 들었을 때 가장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은 '진술의 오염 여부'와 '고소에 이르게 된 구체적 경위'다. 친족 사건은 가족 내부의 오랜 갈등, 재산 분쟁, 혹은 이혼 과정에서의 양육권 다툼 등 복잡한 이해관계와 결부되어 고소가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사법당국은 피해자의 진술이 오랜 시간 동안 일관성을 유지했는지, 누군가의 유도나 이해관계에 의해 과장되거나 각색되지 않았는지를 파고든다. 동시에 피의자가 보낸 사과 메시지나 합의 시도 정황까지도 놓치지 않고 범행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유죄 증거로 포착해 낸다.

친족성폭력의 두 번째 쟁점은 재판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형상의 딜레마'이다.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기 어려울 때, 일반 성범죄는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해 회복이 가장 강력한 감형 사유가 된다. 그러나 친족 사건은 합의 과정 자체에서 가족 구성원들의 부적절한 개입이나 회유, 압박이 발생할 가능성이 극도로 높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기준에 따르면, 가족들이 피해자를 향해 고소 취하나 합의를 종용하는 행위는 오히려 피고인에게 극히 불리한 가중 처벌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정당한 사법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첫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진술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억울한 누명을 쓴 상황이라면 사건 당시 당사자 및 가족 사이의 관계, 고소 직전 발생한 가족 내 금전 거래나 갈등의 기록 등 고소인의 진술 신빙성을 탄핵할 수 있는 정황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반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면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철저히 방지하는 선에서 법률 대리인을 통한 이성적이고 독립적인 피해 회복 절차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원지검, 창원지검, 청주지검 등에서 검사로 재직했던 로엘 법무법인 박은석 파트너 변호사는 “친족성폭력은 가족 내부의 특수한 역학 관계와 복잡한 갈등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사법당국 역시 여타 성범죄보다 훨씬 고도의 정밀함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한다. 수사 라인이 조서 속 진술의 모순을 어떻게 포착해 내고 제출된 정황 데이터들을 어떤 법리로 결합해 판단할지 전문가의 시각에서 냉철하게 분석해 대비해야만 정당한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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