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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다음은 AI 데이터…통신 3사 돈 버는 방식 바뀐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30 16:15

대신증권, 통신서비스업 ‘비중확대’ 유지…KT·LG유플러스·SK텔레콤 주주환원 저평가 주목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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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통신사의 수익 구조가 다시 바뀌고 있다. 한때 통신사는 음성통화와 문자, 데이터 이용료를 각각 받아 돈을 벌었다. 하지만 5G 시대의 요금제는 대부분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사실상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고객을 상위 요금제로 끌어올리는 방식에 가까워졌다.

지금까지 데이터 사용량을 키운 것은 동영상이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데이터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신사가 단순히 통신망을 빌려주는 사업자를 넘어,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인프라를 통해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사업자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30일 보고서에서 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데이터로 돈을 버는 것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가 통신사의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숫자는 이미 변화를 보여준다. 올해 4월 기준 5G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트래픽은 36.2GB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G가 처음 시작된 2019년 4월 22.4GB와 비교하면 62% 증가한 수준이다. 무선 트래픽 중 5G 비중은 92.9%까지 올라왔다.

전체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5G 월평균 사용량은 33.4GB였다. 상위 10% 이용자는 143GB, 상위 5%는 198GB, 상위 1%는 343GB를 썼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헤비유저보다 일반 이용자에게서 나타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상위 1% 이용자의 5G 사용량은 2019년 2분기 이후 누적으로 20% 증가했다. 반면 상위 10%를 제외한 전체 90% 이용자의 사용량은 같은 기간 8GB에서 21GB로 늘어 161% 증가했다. 5G가 일부 헤비유저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가입자가 꾸준히 더 많이 쓰는 보편 서비스가 됐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요금제 전략과 연결된다. 5G 초기에는 월 8만원 이상 요금제에서 데이터 무제한이 제공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5만5000원, 6만9000원 등 데이터 제공량이 정해진 낮은 요금제 이용자의 사용량이 더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 사용량이 한도를 밀어 올리면 차상위 요금제나 무제한 요금제로 이동할 여지가 커진다.

다만 현재 트래픽의 중심은 여전히 동영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트래픽에서 동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7.8%였다. 웹포털은 17.0%, 사회관계망서비스는 11.5%로 뒤를 이었다. 2014년 1분기 이후 전체 트래픽이 33배 증가하는 동안 동영상 트래픽은 43배 늘었다.

모바일 동영상 이용 행태도 크게 바뀌었다. 코리안클릭 기준 올해 5월 주요 13개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순이용자는 7200만명으로 2012년 이후 14배 증가했다. 월평균 이용시간은 4800분으로 같은 기간 27배 늘었다. 대신증권은 이를 1인당 하루 평균 1.4개의 동영상 앱을 약 158분, 즉 두 시간 반가량 이용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동영상 트래픽 증가만으로 통신사의 수익성이 크게 뛰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2012년 이후 무선서비스 매출은 22% 증가했지만, 무선 트래픽은 4300% 늘었다. 같은 기간 트래픽 1TB당 매출은 513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97% 줄었다.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도 정액제와 무제한 요금제가 확산되면서 트래픽 증가가 그대로 매출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그래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트래픽당 매출은 줄었지만, 트래픽 증가가 무선서비스 매출 우상향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향후 글로벌 빅테크와 생성형 인공지능 사업자의 서버가 국내에 구축되면 인공지능 관련 트래픽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매출 증가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핵심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다. 현재 많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는 서버가 해외에 있어 국내 통신망에서 발생하는 고부가가치 데이터 수요가 제한적이다. 이용자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쓰더라도 실제 추론과 데이터 처리는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 데이터센터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국내에 들어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외로 나가던 데이터 트래픽을 국내에서 처리할 수 있고, 통신사는 단순 망 사용료를 넘어 데이터센터 공간, 전력, 네트워크, 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인공지능 연산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다. 데이터가 단순 사용량이 아니라 고부가 인프라 사업으로 바뀌는 구간이다.

대신증권은 현재 통신 3사가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용량을 각각 130~160MW 수준으로 추정했다. 각 사는 2030년까지 300MW 수준으로 증설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현재 3000억~6000억원 수준이지만, 2030년까지 통신 3사 합산 기준 연평균 1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익성 차이도 크다. 기존 통신사 데이터센터 매출은 MW당 30억~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반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를 빌려주는 미국 코어위브의 2026년 예상 매출은 MW당 약 210억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4~7배 높은 매출 구조다.

통신사의 데이터센터 사업도 기존 부동산 임대형 모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직접 서버를 들여와 통신사 데이터센터의 공간과 전력, 네트워크를 빌리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를 클라우드처럼 나눠 빌려주거나, 인공지능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형태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개별 기업의 투자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 계열 SK브로드밴드는 울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2027년 말 가동 목표로 100MW 규모로 구축하고 있다. 아마존과 임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파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2027년 말 1차 50MW, 중장기 200MW 규모로 구축 중이다.

투자 포인트는 데이터센터만이 아니다. 통신주는 여전히 대표적인 배당주다. 그런데 대신증권은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봤다. 2026년 예상 총주주환원은 KT 8200억원, LG유플러스 3800억원, SK텔레콤 7100억원으로 제시됐다.

총주주환원수익률은 KT 6.1%, LG유플러스 6.2%, SK텔레콤 3.7%로 추정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 해당하고, SK텔레콤은 올해 4분기 배당부터 비과세 배당에 해당한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제시됐다.

밸류에이션도 낮다는 평가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 기준 KT의 주가수익비율은 9.1배, LG유플러스는 8.5배, SK텔레콤은 13.4배로 제시됐다. SK텔레콤의 경우 앤트로픽 지분가치를 당기순이익에 포함하면 11.2배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SK텔레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했다. 올해 매출은 17조6370억원, 영업이익은 1조956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2.3% 증가하는 수준이다.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 매출은 2025년 3400억원에서 향후 5년간 연평균 25% 증가해 2030년 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KT에 대해서도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4000원을 유지했다. 올해 매출은 27조6440억원, 영업이익은 2조1260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일회성 부동산 매출과 영업이익을 제외하면 올해 영업이익은 8% 증가하는 구조로 분석됐다. KT는 배당과 자사주를 합친 총주주환원 규모가 8200억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LG유플러스는 무선 성장과 데이터센터 확장이 동시에 거론됐다. 대신증권은 LG유플러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만원을 유지했다. 올해 매출은 16조70억원, 영업이익은 1조175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7% 증가하며 4년 만에 1조원대로 복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2025년 4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증권은 2026년에도 12% 성장하고, 향후 5년간 연평균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반영되면 성장률 전망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결국 통신주의 관전 포인트는 단순한 가입자 수가 아니다. 가입자가 데이터를 얼마나 쓰는지, 그 데이터가 동영상에서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이동하는지, 통신사가 이를 요금제와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얼마나 수익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과거 통신주는 안정적인 배당주로만 평가받았다. 지금은 데이터 사용량 증가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주주환원 확대가 동시에 맞물리는 구간에 들어섰다. 통신사가 ‘망을 깔아주는 회사’에서 ‘데이터가 흐르고 처리되는 인프라를 파는 회사’로 이동한다면, 통신주의 저평가 논리도 다시 검토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업에 대해 “데이터 사용량 증가는 아직 동영상 위주지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화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가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주의 다음 재평가 열쇠는 배당만이 아니라 데이터 그 자체에 있다는 의미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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