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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내경제 성장세 확대”…물가는 높은 수준 이어질 전망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16 16:09

한국은행 7월 경제상황 평가…중동전쟁 충격은 정유·화학에 집중, 고용은 중소기업 중심 위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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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경제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중동정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와 그 파급효과가 성장 흐름을 떠받칠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물가는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와 비용 충격의 전이가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 2026년 7월’에서 “금년 중 국내경제는 중동정세 불확실성 지속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에 힘입어 성장세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계경제는 중동상황 불확실성에도 AI 투자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교역도 AI 투자 관련 교역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관세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봤다. 국제유가도 변수다. 브렌트유는 6월 중 미국과 이란 간 MOU 체결 등으로 70달러대로 하락했지만, 최근 중동지역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활용 영역 확대와 관련 인프라 투자가 반도체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AI 수익성 우려에 따른 투자 조정은 리스크 요인으로 제시됐다.

국내경제는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은 2분기 중동발 공급 충격이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정책으로 상당 부분 완충됐고,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이후에는 내수 회복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비롯한 투자 확대 등이 배경으로 언급됐다.

내년에도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그 영향이 여타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전망은 성장 전망보다 무겁게 제시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분기 중 3.0%를 기록했다. 1분기 2.1%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2분기 물가 상승 확대의 배경으로 국제유가 급등과 고환율 지속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을 꼽았다.

근원물가도 올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항공료 등 여행 관련 서비스와 내구재 가격을 중심으로 2분기 2.4% 상승했다. 1분기 상승률은 2.2%였다.

향후 물가 경로에는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남아 있다고 봤다. 국제유가 변동폭 확대, 여름철 이상기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강화 등이 주요 변수로 제시됐다.

경상수지는 올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유례없는 수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수지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와 컴퓨터 SSD 수출 급증으로 대규모 흑자를 나타낼 전망이다.

서비스수지는 지난해보다 적자폭이 소폭 줄어들 것으로 봤다. 외국인 여행객 유입 증가와 고환율에 따른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 둔화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경기와 국제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 경상수지 전망의 상·하방 리스크도 상당히 크다고 평가했다.

고용은 성장과 달리 회복 속도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지난해 19만명보다 둔화되겠지만, 고용률은 지난해 62.9%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

취업자 수는 중동전쟁 영향과 일부 업종 구조조정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내수 개선과 돌봄 수요 확대가 이를 완충할 것으로 봤다.

민간고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복 흐름이 주춤했지만, 내수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회복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별도 이슈분석에서 중동전쟁 이후 실물경기와 고용 상황도 점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과 국제유가 급등을 통해 국내 산업에 충격을 줬다.

국내 원유 수입의 70% 이상이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원자재 조달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정유·화학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생산 측면에서는 정유·화학 산업의 타격이 확인됐다. 원유와 나프타 공급 차질로 석유제품과 화공품 생산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중동전쟁의 영향이 직접 타격을 받은 정유·화학 산업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났지만, 여타 전방산업으로의 파급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정유·화학 생산 감소의 영향은 주로 수출로 파급됐다. 기업들이 생산 물량을 내수 부문에 우선 공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플라스틱, 비금속 등 전방산업의 소재·부품 조달 차질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건설업에서도 일부 차질이 있었다. 건축자재 수급 차질로 일부 공사가 중단됐지만, 반도체 공장 건설 확대에 힘입어 건설기성은 소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건설업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산업은 생산 차질 없이 호조를 이어갔다. 주요 원자재의 대체 수입처 확보와 재고 활용이 가능했던 점이 배경으로 제시됐다.

이스라엘에서 주로 수입하는 브롬은 우려와 달리 수입이 원활했고, 헬륨은 기존 수입처였던 카타르 수입이 줄었지만 미국으로부터의 대체 수입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철강·금속 업종은 일부 반사 이익도 있었다. 중동국가들의 생산과 수출 차질로 글로벌 알루미늄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여지가 확대되고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고용은 생산보다 더 빠르게 흔들린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은 고용의 경우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4월에는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 관련 서비스업 고용이 주춤했고, 5월에는 비용 충격이 가중되면서 전체 고용이 감소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했다.

비용 상승 부담이 큰 일부 제조업과 건설업, 농림어업의 고용 감소세가 확대됐다. 운수업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특히 충격은 중소기업에 더 크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이 금융여건 악화와 불확실성 충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충격과 불확실성 확대가 중소 제조업체 고용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도 밝혔다.

향후 정유와 화학 산업은 하반기 중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회복 속도는 물류와 에너지 인프라 정상화 속도에 좌우될 것으로 봤다.

정유 산업 생산은 6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되면서 당분간 반등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에는 통항량 회복 속도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화학은 나프타 공급 부족이 완화되면서 전쟁 이전 수준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봤다. 다만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재편이 계속되면서 업황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건설업은 전쟁으로 높아진 공사비 단가 때문에 부진 완화 속도가 비교적 완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방산과 조선은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산업으로 제시됐다. 방산은 중동전쟁 이후 각국의 방위력 강화 기조와 국내 제품 경쟁력이 맞물려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봤다.

조선업은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수요 확대에 따라 원유와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고용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완화와 반도체 호조에서 파급된 내수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비용 상승 충격의 영향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의 업황 부진 누적, 긴축적인 금융여건, 전쟁 협상 지연, 일부 기업 구조조정, AI 영향 가속화 등을 고용 하방 리스크로 제시했다.

종합 평가에서는 중동전쟁이 국내 산업 경기에 미친 영향이 당초 우려보다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정유·화학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았지만, 기업과 정부의 대응으로 여타 산업 파급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반도체 생산과 수출은 공급 차질 없이 호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중동전쟁이 정유·화학 등 일부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IT 호조에 힘입은 경제 전반의 성장세를 크게 제약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용은 중동전쟁의 영향을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받은 것으로 봤다.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비용 충격이 더해지면서 완충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위축됐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중동상황이 진정될 경우 국내 주요 산업 경기가 공급망 리스크 완화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공급망 불안이 심화돼 정유·화학뿐 아니라 여타 산업으로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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