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없어 뒤늦게 발견되기도…고혈압·혈뇨·결석 반복되면 검사 필요
신장내과 음상훈 교수[더파워 이설아 기자] 부모 가운데 한 명이 다낭신 환자라면 자녀에게 질환이 유전될 가능성은 약 50%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신장 기능이 서서히 떨어질 수 있어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 검사가 중요하다.
다낭신은 양쪽 신장에 수많은 낭종이 생기면서 신장이 커지고 정상 조직이 손상되는 유전성 질환이다.
낭종이 커지면 주변 조직의 혈류가 줄어들고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계가 활성화된다. 이 때문에 신장 기능이 비교적 정상인 젊은 나이에도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혈뇨와 신장결석도 흔하게 동반된다. 소변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지거나 소변 성분이 결석이 생기기 쉬운 상태로 변하기 때문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만성콩팥병이나 말기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장뿐 아니라 간에도 낭종이 생길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게는 뇌동맥류와 심장판막질환, 대장 게실, 복벽·서혜부 탈장 등이 동반된다.
나이가 들면서 우연히 발견되는 단순 신낭종과는 구분해야 한다.
단순 신낭종은 대부분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다낭신은 양쪽 신장에 많은 낭종이 발생하면서 기능 저하와 여러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다낭신은 대부분 상염색체 우성 유전 방식으로 발생한다. 부모 중 한 명이 환자라면 자녀가 관련 유전자를 물려받을 확률은 약 50%다.
다만 환자의 10~25%는 뚜렷한 가족력이 확인되지 않는다.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거나 부모의 증상이 경미해 질환을 알지 못했던 경우가 포함된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환자가 많다. 낭종이 커지면 옆구리나 복부 통증, 혈뇨, 복부 팽만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이 이른 나이에 발생하거나 요로감염과 신장결석이 반복되는 것도 다낭신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다.
진단은 신장 초음파와 컴퓨터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 등을 통해 양쪽 신장에 낭종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환자의 나이와 가족력을 함께 고려하며 필요하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 진단 후에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신장 기능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한다.
영상검사를 통해 양쪽 신장의 전체 크기인 총신용적을 측정하면 신장 기능이 빠르게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된다.
가족 중 뇌동맥류나 지주막하출혈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술로 동맥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권고된다.
다낭신 치료의 핵심은 낭종을 없애는 것보다 질환 진행과 합병증을 늦추는 데 있다.
혈압은 일반적으로 130/80㎜Hg 미만을 목표로 관리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안지오텐신 차단제 계열 약물을 사용한다.
신장 기능 저하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환자에게는 바소프레신 V2 수용체 길항제인 톨밥탄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톨밥탄은 낭종 성장과 신장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사용되지만 소변량 증가와 야간뇨가 나타날 수 있고 복용 중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가 필요하다.
질환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을 시행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신장이식을 고려한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염분 섭취를 줄이고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면서 혈압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도 신장 기능 보호에 도움이 된다. 다만 신장이 많이 커진 환자는 복부나 옆구리에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접촉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음상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다낭신은 가족력이 중요한 질환인 만큼 가족 중 환자가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신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조기에 발견할수록 신장 기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치료와 관리를 제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