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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 과일·주류 반입 가능…화환은 유족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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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 과일·주류 반입 가능…화환은 유족 소유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8-25 11:15

공정위, 장례식장 표준약관 개정…화환 처분하려면 유족과 사전 협의
조리된 외부 음식은 원칙적 제한…협의하면 예외적으로 반입 가능
시설임대료·수수료·장례용품비 등 계약 전 설명하도록 명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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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앞으로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이 보낸 화환을 유족의 동의 없이 임의로 처분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과일과 음료, 주류 등 조리되지 않은 외부 음식물은 반입할 수 있고, 장례식장 이용료와 장례의식에 대한 설명도 계약 전에 받을 수 있도록 표준약관이 바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화환 소유권과 외부 음식물 반입 기준, 장례비용 사전 설명 등을 명확히 하는 내용으로 '장례식장 표준약관'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를 반영해 한국장례협회의 표준약관 심사 청구를 받아 추진됐다.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화환 처리다. 그동안 표준약관에는 조문객이 보낸 화환의 소유권과 처리 방법을 명확하게 정한 조항이 없었다.

일부 장례식장에서는 유족이 직접 화환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장례식장과 거래하는 특정 수거·재사용 업체에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도록 요구하면서 분쟁이 발생했다.

국민신문고에는 장례식장과 관련된 화환 업체가 발인일에 화환을 가져가겠다며 개당 1000원에 판매하도록 요구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유족이 직접 화환을 처분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거나 특정 업체가 화환 수거를 사실상 독점한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개정 표준약관은 장례식장에서 사용된 화환의 소유권이 이용자에게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장례식장 사업자가 화환을 처리하려면 이용자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외부 음식물 반입을 둘러싼 기준도 구체화됐다. 기존 표준약관에는 외부 음식물 반입에 관한 별도 규정이 없어 장례식장에 따라 외부 음식을 일률적으로 반입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개정안은 식중독 등 위생사고를 막기 위해 외부에서 조리된 음식물은 원칙적으로 반입을 제한하도록 했다. 밥과 국, 전류, 반찬류, 육류, 떡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절단하거나 가공하지 않은 과일과 제조일자·소비기한 등이 표시된 포장 음료, 주류, 과자, 견과류, 마른안주 등 조리되지 않은 음식물은 반입 제한 대상에서 제외했다.

외부에서 조리한 음식이라고 무조건 반입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장례식장 사업자와 이용자가 미리 협의했다면 예외적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변질 우려가 큰 식품은 반입을 제한할 수 있다.

사전 협의 없이 이용자가 외부 음식을 가져와 식중독 등 위생사고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책임은 이용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장례를 마친 뒤 남은 제물이나 음식물을 외부로 가져가는 것도 허용하되 보관이나 섭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생사고 역시 이용자가 책임진다.

장례비용을 둘러싼 분쟁을 줄이기 위한 조항도 강화됐다. 장례는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여러 업체의 가격과 서비스 내용을 비교하기 어렵고, 절차가 시작된 뒤에는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추가돼도 서비스를 중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반영했다.

실제 국민신문고에는 최초 상담과 견적 확인 당시 장례비용이 최대 1000만원 정도라고 안내받았지만 최종 청구액은 1600만원에 달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가격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결제가 이뤄졌다는 사례도 있었다.

개정 표준약관은 장례식장 이용료의 구성도 보다 구체적으로 나눴다. 시설임대료와 염습비·예식비 등 장례 관련 수수료, 장례용품비, 청소·관리비 등이 이용료 구성 항목으로 명시됐다.

장례식장 사업자는 이용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소비자에게 이용시설과 이용료, 장례의식 내용을 설명하도록 했다. 장례를 시작한 뒤 추가 비용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 단계에서 어떤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얼마를 부담하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용을 지급할 때 사업자가 제공해야 하는 서류도 보다 명확해졌다. 기존에는 각 내역에 따른 계산서를 교부하도록 했지만 개정 약관에서는 거래명세서와 카드·현금 영수증 등을 교부하도록 표현을 구체화했다.

이용시설 관련 조항도 손질됐다. 기존에는 안치실과 빈소, 접객실, 예식실 등을 중심으로 규정했지만 개정안에는 염습실을 추가하고 발인일시를 계약 내용에 포함했다. '예식실'에는 발인실과 영결식장 등이 포함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다만 표준약관은 모든 장례식장에 일률적으로 강제되는 법규와는 다르다. 공정위는 개정 표준약관을 누리집에 게시하고 사업자단체 등에 통보해 장례식장 사업자들이 적극 도입하도록 권장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화환 처리와 음식물 반입, 비용 고지를 둘러싼 기준이 구체화되면서 장례식장과 이용자 사이의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장례 절차가 시작된 이후 소비자의 선택권이 크게 제한되는 업종 특성을 고려해 계약 단계에서 비용과 서비스 범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거래 관행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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