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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용역비청구, 정식 계약 전 진행한 설계도 대금 받을 수 있을까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8-25 09:00

사진=하재섭 변호사
사진=하재섭 변호사
[더파워 최성민 기자] 최근 경기 침체와 건축 자재비 및 금융 비용 상승으로 기존 진행 중이던 건설/시행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통상 이와 같은 건설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는 사업성 검토와 인허가 접수를 위해 기획 및 계획설계 등의 용역이 먼저 선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해당 과정에서 건축주 및 시행사는 인허가 일정을 맞추기 위해 설계안의 빠른 납품을 요구하고, 건축사 역시 원활한 업무 수주를 위해 정식 계약서 작성 전이거나 계약금 일부만 지급받은 상태에서 실질적인 설계 용역을 먼저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와 같이 상당한 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을 투입해 설계를 완료하거나 인허가 절차를 진행했음에도, 사업성 저하로 프로젝트가 무산 또는 정식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건축주가 설계용역비 지급을 미루거나 전면 거부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설계용역은 시공과 달리 눈앞에 드러나지 않는 무형의 용역이기에 대금 미지급 분쟁이 발생했을 때, 대금을 지급 받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에 만약 이와 같은 설계용역비 미지급 분쟁이 발생했다면 단순히 감정적으로 대금 지급만을 독촉할 것이 아니라, 도급계약의 실질적 성립 여부와 관련 법리를 면밀히 살펴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펼쳐나가야 한다.

실제 용역 약정 당시 당사자 사이에 업무 범위와 대가 지급에 대한 묵시적 합의가 존재했거나 상대의 요구로 실질적인 설계 작업이 수행된 사실이 인정된다면 도급계약 성립을 주장하여 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계약 성립이 부인되는 사안이라도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통해 수행한 용역에 상응하는 실질적 대가에 대한 청구를 진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중도에 프로젝트가 좌초되어 계약이 해제/파기된 경우라도 이미 완성된 설계도서가 이미 건축주에게 교부되어 실질적인 이익이 발생된 사안이라면 작업 완성 비율인 기성고에 따른 보수를 산정해 청구할 수 있다. 때문에, 분쟁을 대응하는 설계자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주고받은 이메일과 메신저를 비롯하여 대화 내역, 회의록, 수정 요구 내역 등을 바탕으로 상대방이 "단순한 사전 검토 수준에 불과했다." 또는 "사용할 수 없는 도면"이라는 주장을 탄핵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본안 소송을 제기해 판결을 받기까지는 도면 감정 절차 등으로 인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만약 소송이 진행되는 사이 건축주나 시행사가 사업 부지를 매각하거나 법인을 폐업 또는 변경하여 재산을 은닉한다면 승소 판결을 받아도 실질적인 대금을 집행하지 못하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관련 분쟁을 겪고 있는 분쟁 당사자라면 소송 제기와 동시에 해당 사업부지 또는 건축주의 예금채권, 신탁사에 대한 수익권 등에 대해 신속하게 가압류를 신청하여, 상대방의 자산을 동결시키는 것은 추후 강제집행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이런 가압류를 통해 건축주의 자금 흐름을 막아 압박하여 조기에 합의 테이블로 이끌어내 분쟁을 조기에 종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건축주나 발주처의 입장이라면 설계자가 납품한 성과물이 기존 약정한 설계 내용이 건축법상 인허가 요구조건을 충족했는지, 또는 인허가 반려나 지연의 원인이 설계 자체의 하자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대응해야 한다. 또한, 납기 지연이나 도면 완성도 부족으로 인해 추가적 손실이 발생한 사안이라면 이를 근거로 지체상금 및 하자보수를 청구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이렇게 발생한 손배상 채권을 바탕으로 상대의 대금 지급 채권과의 상계를 주장해야 한다.

실제 다수의 건설 및 용역비 송사를 대리해 수많은 승소 사례를 갖고 있는 하재섭 변호사는 “설계용역비 분쟁은 계약서 작성 유무 및 설계도의 완성도, 인허가 기여도, 기성고 산정 등을 복합적으로 다뤄야 하는 사건”이라고 설명하며, “상대방이 대금을 미지급한 상태에서 설계도서를 무단으로 활용해 약정한 건물이 아닌 다른 건축불에 시공이나 인허가를 강행하려 한다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거나, 사용금지가처분 등을 병행해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와 같은 건설 분쟁은 소송 진행 전, 증거 수집 단계와 가압류 등 보전처분의 신속성에 따라 최종 결과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말하며, 초기 단계부터 건설소송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권리관계를 명확히 분석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다각적인 법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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