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나노백신·독소루비신·anti-PD-L1 결합한 새로운 병용전략 개발
내성 종양 성장 억제하고 CD8⁺ T세포 침윤·종양특이 면역반응 증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위진홍 교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완욱 교수(공동교신저자)
[더파워 이설아 기자] 항암화학요법에 내성을 보이는 종양을 겨냥해 암 나노백신과 기존 항암제, 면역관문억제제를 함께 사용하는 3중 병용전략이 전임상 연구에서 종양 성장과 수술 후 재발을 억제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종양 크기 감소뿐 아니라 항암제 내성과 관련한 단백질과 암줄기세포 유사 세포군까지 줄어든 점에 주목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위진홍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김완욱 교수 연구팀은 암 나노백신과 항암제 독소루비신, 면역관문억제제 anti-PD-L1을 결합한 병용치료 전략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문제는 반복적인 항암화학요법 이후 나타나는 약물 내성과 수술 뒤 잔존 암세포에 따른 재발이다. 고형암 치료에서는 항암제가 처음에는 효과를 보이더라도 반복 투여 과정에서 암세포가 내성을 획득할 수 있고, 수술 이후에도 남은 종양세포가 다시 증식하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생분해성 PLGA 나노입자에 종양특이항원인 HPV E7 펩타이드와 면역증강제 poly I:C를 함께 탑재한 암 나노백신을 제작했다. 이 백신은 수지상세포의 성숙을 촉진하고 종양세포를 공격하는 CD8⁺ 세포독성 T세포 면역반응을 강화하도록 설계됐다.
독소루비신에 내성을 보이는 종양 동물모델에 나노백신과 독소루비신, anti-PD-L1을 함께 투여한 결과 단독치료보다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종양 내부의 CD8⁺ T세포 침윤과 종양특이 면역반응은 증가한 반면 면역억제성 세포와 종양세포 증식, 혈관 형성은 감소했다.
항암제 내성과 직접 관련된 지표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병용치료군에서는 항암제 배출에 관여하는 MDR1(ABCB1) 발현과 CD44⁺CD133⁺ 암줄기세포 유사 세포군이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단순히 종양 크기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종양 자체의 약물 내성 특성을 완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CD8⁺ T세포를 제거했을 때 치료 효과가 크게 감소하면서 이 세포가 종양 억제와 내성 완화 과정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수술 후 재발을 모사한 동물모델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3중 병용치료군에서는 연구 관찰기간 동안 종양 재발이 나타나지 않았고, 장기 면역 방어와 관련한 효과기 기억 T세포도 증가했다.
안전성에 대한 기초 평가에서는 나노백신 투여 후 간과 신장 기능, 주요 장기 조직에서 뚜렷한 독성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모델을 이용한 전임상 단계인 만큼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위진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나노백신이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동시에 높여 항암제 내성 종양을 제어하고 수술 후 재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전임상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종양 모델과 사람 유래 종양을 활용한 추가 검증을 통해 복합 면역치료 전략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Nanobiotechnology’에 게재됐다. 세종대학교 박영민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대균 박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한희동 박사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