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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껍고 식은땀 나더니 ‘핑’…실신 전 몸이 보내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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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껍고 식은땀 나더니 ‘핑’…실신 전 몸이 보내는 신호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9-12 11:24

혈관미주신경성 실신, 혈압·심박수 떨어지며 일시적으로 뇌 혈류 감소
어지럼·메스꺼움·식은땀·시야 흐림·귀 먹먹함 등 전구증상 다양
증상 느끼면 서서 버티지 말고 즉시 앉거나 눕고 가능하면 다리 올려야
운동 중 실신·흉통·심한 두근거림·전조 없는 실신은 정밀검사 필요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식은땀이 나면서 눈앞이 흐려진다. 귀가 먹먹해지거나 온몸에 힘이 빠지고, 심한 경우 그대로 의식을 잃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로나 소화불량으로 넘기기보다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의 전조일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에 따르면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실신의 가장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자율신경계가 특정 상황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혈압이 떨어지거나 심박수가 느려지고, 그 결과 일시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가 줄면서 의식을 잃게 된다.

대부분 혈관미주신경성 실신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문제는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머리나 얼굴을 부딪히거나 골절이 발생하는 등 낙상에 따른 이차 손상이다.

실신 전에는 몸이 보내는 신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전구증상은 어지럼증과 메스꺼움, 식은땀, 창백함, 갑작스러운 열감, 시야가 흐려지거나 좁아지는 느낌,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 두근거림, 하품, 전신 무력감 등이다.

다만 사람마다 나타나는 방식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심한 어지럼증을 먼저 느끼지만, 다른 사람은 속이 불편하거나 메스꺼운 증상부터 시작할 수 있다. 막연하게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갑자기 힘이 빠지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반복적으로 실신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에게 나타나는 특유의 전구증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를 ‘실신 전 신호’로 기억해 미리 자세를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특정 조건에서 더 잘 발생할 수 있다. 오랫동안 서 있거나 더운 환경에 노출됐을 때, 심한 통증이나 공포를 느낄 때, 채혈이나 주사를 맞는 상황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피로와 수면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 탈수가 겹치면 실신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렸거나 식사와 수분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 장시간 서 있는 경우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미주신경이 약해져 실신한다’고 단순하게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여러 유발 요인과 개인의 자율신경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혈압과 심박수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전구증상이 느껴졌을 때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서 있는 상태로 참는 것이다.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버티다가 실제로 의식을 잃으면 낙상이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익숙한 전조가 시작됐다면 안전한 장소에서 즉시 앉거나 가능하면 눕는 것이 좋다. 누울 수 있다면 다리를 올리는 자세가 뇌로 돌아가는 혈류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완전히 눕기 어렵고 의식이 명료하다면 다리를 꼬고 양쪽 다리에 힘을 주거나 양손을 맞잡아 서로 당기는 ‘신체 역압 동작’도 혈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과도한 피로와 탈수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시간 서 있기, 더운 장소 등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실신을 유발하는 조건이 있다면 가능한 한 미리 피하거나 대비하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다만 모든 실신을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정맥이나 구조적 심장질환 등에 의한 ‘심장성 실신’은 보다 면밀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운동 중 의식을 잃었거나 가슴 통증 또는 심한 두근거림을 동반한 경우, 별다른 전구증상 없이 갑자기 쓰러진 경우에는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실신했거나 실신이 반복되고 이전과 양상이 달라진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승용 교수는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을 단순히 ‘미주신경이 약해 생기는 병’으로 보기보다 탈수와 외부 스트레스, 자율신경 반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혈압과 심박수가 일시적으로 변하는 생리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조건에서 증상이 반복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전구증상을 기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조기에 알아차리고 즉시 앉거나 눕는 것만으로도 실제 실신을 피하거나 낙상과 외상 같은 이차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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