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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는 말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자살예방, 위험 신호 알아채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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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는 말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자살예방, 위험 신호 알아채는 것부터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9-13 12:55

올해 상반기 자살 사망자 6278명…전년보다 910명 감소
5월도 1071명으로 10.8% 줄어…통계 개선에도 고위험군 지속
우울증 외 불안·불면·알코올·트라우마·만성통증 등 다양한 위험요인 작용
구체적인 자살 생각 통제 어렵다면 위기 상황…109·정신건강복지센터 등 도움 필요

이준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준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올해 들어 자살 사망자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통계 개선만으로 위험이 해소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 인간관계 갈등 등 여러 스트레스가 겹치면 자살 고위험군의 정신건강 위기가 언제든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국가데이터처 잠정치를 보면 올해 5월 자살 사망자는 1071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0.8%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자살 사망자도 627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0명, 12.7% 줄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뚜렷한 감소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 상황이나 자살예방 정책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기간의 통계 변화만으로 개인의 자살 위험까지 낮아졌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준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 인간관계 갈등, 갑작스러운 생활환경 변화 등이 자살 고위험군에 추가될 경우 정신건강 위기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살 위험요인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우울증이다. 실제 우울증은 자살의 주요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이며 반복적인 자살 사고도 진단 과정에서 중요하게 살펴보는 증상이다.

그러나 위험 신호는 자살에 대한 생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면이나 식사 패턴이 달라지고 이전에 즐기던 활동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거나 집중력 저하와 무기력감이 지속되면서 학업·직장·가정생활까지 어려워진다면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자살 위험에 영향을 주는 요인도 우울증 하나가 아니다. 양극성장애와 불안장애, 불면, 알코올 등 물질 사용 문제를 비롯해 트라우마 경험, 만성 통증, 신체질환, 갑작스러운 상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신질환을 곧바로 위험성이나 폭력성과 연결하는 편견도 경계해야 한다. 우울증 환자 일부가 심한 무기력과 죄책감, 불안, 자기비난 속에서 자해나 자살 충동을 경험할 수는 있지만 우울증 자체가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정신질환을 위험성과 동일시하는 인식이 오히려 환자가 치료를 미루게 만들고 주변 사람도 도움을 권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신건강 문제는 의지만으로 견뎌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평가와 치료가 가능한 의학적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자살에 대한 생각이 구체적으로 이어지거나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혼자 견디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나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이 "죽고 싶다",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말할 때도 단순한 푸념으로 넘기지 않아야 한다. 판단하거나 다그치기보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곁에서 연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와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은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생명이 당장 위험한 상황이라면 119에 신고하거나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이 교수는 자살예방이 거창한 대응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고 한 사람을 치료와 돌봄 체계에 연결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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