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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인형뽑기점 안전 ‘빨간불’…경품 60% 유해물질·4곳은 소화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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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인형뽑기점 안전 ‘빨간불’…경품 60% 유해물질·4곳은 소화기 없어

이우영 기자

기사입력 : 2026-09-10 15:13

소비자원, 무인 인형뽑기점 유통제품 20종·업체 16곳 안전실태 조사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9종·납 8종·카드뮴 2종서 기준치 초과
제조사 표시 유명 캐릭터 10종 모두 모조품 의심…이 중 8종 유해물질 초과
조사업체 4곳은 소화기 미비치…등록증 미게시 업체도 68.8%

출처 magnific
출처 magnific
[더파워 이우영 기자]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경품 10개 중 6개에서 어린이제품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 일부 제품에서는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최대 347.5배 나왔고 납과 카드뮴도 기준을 웃돌았다.

한국소비자원은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제품 20종과 업체 16곳을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제품 12종에서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고 10일 밝혔다. 일부 점포에서는 소화기를 갖추지 않거나 파손된 바닥과 위험물품을 방치하는 등 시설 안전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인 인형뽑기점은 최근 인형과 키링, 문구류 등을 직접 뽑는 놀이공간으로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늘고 있다. 청소년게임제공업소 인허가 건수는 2024년 885건에서 지난해 1823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도 5월까지 584건이 새로 집계됐다.

소비자원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약 4개월간 국내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확보한 제품 20종을 대상으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납, 카드뮴 등을 시험했다. 제조사명이 확인된 제품 10종은 정품 여부를 별도로 조사했고, 무인 인형뽑기점 16곳에 대해서는 운영·기계·화재 등 시설 안전실태를 살폈다.

한국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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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결과 제품 20종 가운데 60%인 12종의 총 28개 부위에서 유해화학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기준을 넘은 제품이 9종, 납이 8종, 카드뮴이 2종이었다. 한 제품에서 두 종류 이상의 유해물질이 동시에 검출된 사례도 포함됐다.

가장 큰 초과 폭을 보인 것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였다.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상 DEHP·DBP·BBP·DINP·DIDP·DnOP·DIBP 등 7종의 합계는 0.1% 이하여야 하지만 조사 제품에서는 최대 34.746%가 검출됐다. 기준치와 비교하면 약 347.5배 수준이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폴리염화비닐(PVC) 등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질로, 어린이의 생식기능이나 신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내분비계 장애 유발 물질이다.

9개 제품의 14개 부위에서 기준치를 넘었으며 검출 부위는 인형의 얼굴과 손·발, 신발, 모자 하단 등이었다. 한 제품의 인형 얼굴에서는 34.746%가 검출됐고 다른 제품에서도 34.563%, 32.407% 등 높은 수치가 확인됐다.

납도 조사대상 20종 가운데 8종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모두 11개 부위에서 123.2~242.5㎎/㎏이 검출됐다.

납 기준은 재질에 따라 90㎎/㎏ 또는 100㎎/㎏ 이하인데, 한 제품의 금속 O링에서는 242.5㎎/㎏이 검출돼 기준치를 최대 2.7배 웃돌았다. 신발과 인형에 부착된 금속 고리 등에서도 기준 초과가 확인됐다.

카드뮴은 2종의 3개 부위에서 기준치를 넘어섰다. 기준치는 75㎎/㎏ 이하이며 조사에서는 최대 93.2㎎/㎏이 검출돼 기준치의 약 1.23배에 달했다. 소비자원은 납과 카드뮴 모두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인체 발암성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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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무인 인형뽑기점 경품의 정품 여부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조사대상 20종 가운데 절반인 10종은 아예 제조사 표시가 없었다. 나머지 10종은 유명 캐릭터 인형으로 POP MART와 Letsvan 등 제조사 명칭이 붙어 있었지만 소비자원이 정품과 비교한 결과 모두 모조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사 표시가 있는 10종 가운데 4종은 정품 확인을 위한 일련번호나 QR코드 등의 식별라벨이 붙어 있지 않았다. 식별라벨이 있던 나머지 6종도 일련번호를 공식 사이트에서 조회했을 때 모두 위조방지 코드 검증 횟수 초과 등의 오류 메시지가 나타나 정품 여부를 인증할 수 없었다.

외형 비교에서도 10종 모두 정품과 차이가 확인됐다. 귀의 재질과 모양, 얼굴 색상, 제품 크기, 펜던트 크기 등에서 정품과 명확한 차이가 2가지 이상 발견됐다.

모조품으로 의심된 10종 가운데 8종에서는 실제로 유해화학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소비자원은 모조품의 경우 정품과 달리 별도의 안전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통 과정에서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어린이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임에도 조사대상 20종 모두 안전 인증마크와 사용 가능 연령 표시가 없었다.

무인 인형뽑기점은 특정 연령만 이용하는 시설이 아니라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연령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직접 인형과 키링 등을 만지거나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번 유해물질 시험은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의 유해화학물질 안전요건을 준용해 이뤄졌다.

매장 자체의 안전관리에서도 미흡한 점이 확인됐다.

조사대상 무인 인형뽑기점 16곳 가운데 4곳(25%)은 소화기를 비치하지 않았다. 관련 규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에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소에 소화기구를 갖춰야 한다.

무인 인형뽑기점은 내부에 전기설비와 플라스틱 인형, 포장재 등 불에 타기 쉬운 물질이 많아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소화기를 갖춘 12곳은 안전핀과 노즐, 손잡이, 압력게이지, 내용연한 등 관리 상태가 모두 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닥이나 위험물 관리가 미흡한 점포도 있었다. 1곳은 매장 바닥 타일이 전반적으로 깨져 있어 이용자가 단차에 걸려 넘어지거나 파편에 다칠 위험이 있었고, 또 다른 1곳에서는 칼과 원예용 가위가 이용자의 손이 쉽게 닿는 곳에 방치돼 있었다.

운영상 표시 의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이 적지 않았다. 조사대상 16곳 가운데 11곳, 68.8%는 청소년게임제공업자 등록증을 매장 안에 게시하지 않았다.

청소년 출입 허용시간 등을 알리는 청소년 이용제한 안내문을 게시하지 않은 곳은 2곳, 금지·주의사항과 관리자 연락처 등이 담긴 이용안전수칙을 게시하지 않은 곳은 3곳이었다. 다만 인형뽑기 기계에 등급분류번호와 제조사, 등급 등이 적힌 등급분류필증은 16곳 모두 부착하고 있었다.

기계 자체의 전도나 날카로운 모서리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16곳 모두 인형 배출구의 문과 모서리 마감 상태가 양호했고 인형뽑기 기계도 고정돼 있어 움직이거나 넘어질 위험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모든 조사대상 기계의 인형 배출구가 밖에서는 안으로 밀어 열 수 있지만 안에서는 밖으로 열 수 없는 구조였다. 어린이가 배출구 안으로 들어갈 경우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소비자원은 ‘출입금지’, ‘들어가지 마시오’ 등의 경고문 부착과 출구 크기 기준 마련, 인체가 통과할 수 없는 이중 출구 설치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와 개선권고 내용을 관할 지방정부에 공유하고 안전관리가 미흡한 점포에 대한 현장점검을 건의할 예정이다.

관계 부처에도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경품의 안전성과 매장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이우영 더파워 기자 leewy1986@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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