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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사 CEO 선임 공정해야…특정 계파·친소관계 매몰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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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사 CEO 선임 공정해야…특정 계파·친소관계 매몰 안 돼”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23 10:59

하반기 은행장 등 70여개 자회사 CEO 선임…“능력 기반 적임자 선별”
후보군 선정·검증·평가·기록까지 구체적 기준 마련 주문
지자체 금고 협력사업비 과당경쟁 경고…건전성·수익성 영향 점검
은행권 금융사고 2023년 33건→올해 1~7월 47건…내부통제 강화 당부

(왼쪽부터) 정은정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 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곽범준 금융감독원 은행 부원장보./연합뉴스
(왼쪽부터) 정은정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 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곽범준 금융감독원 은행 부원장보./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은행장 등 70여개 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앞두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가 아닌 능력을 기준으로 적임자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자체 금고를 따내기 위한 은행들의 협력사업비 과당경쟁과 최근 급증한 금융사고를 놓고도 경고음을 냈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이 원장이 8개 은행지주 회장 및 은행연합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금융권의 당면 현안과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올해 하반기를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동시에 은행장 등 70여개 자회사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변화의 시기’로 규정했다.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금융지주 자회사 CEO 인사였다.

이 원장은 자회사 CEO를 선임할 때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과 평가, 기록에 이르는 승계 절차 전반에 지켜야 할 기준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금융지주가 사실상 자회사 CEO 인사를 좌우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자회사 임원추천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주회사의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CEO 후보를 추천·검증·선정하는 과정에서 금융사지배구조법과 모범관행 취지에 맞게 자회사 임추위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자회사 임추위에 CEO 상시 후보군 등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보자를 평가할 때 임추위원의 의견이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 금고은행을 둘러싼 경쟁에도 제동을 걸었다.

이 원장은 최근 지자체 금고은행 입찰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당경쟁에 우려를 나타냈다. 금고 운영이 은행 입장에서 사업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지만 자본력이 큰 은행이 막대한 협력사업비를 제시해 금고를 따내는 모습은 불공정한 경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이 금고 유치를 단순한 수익성 경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내놨다.

이 원장은 지자체 금고 입찰 과정에서 ‘지역 내 자금 순환’과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까지 함께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은행이 지출하는 협력사업비가 해당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분석했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은행권 금융사고 증가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혁신방안과 여신 프로세스 개선, 책무구조도 도입 등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내부 직원뿐 아니라 외부인 사기와 해외 점포를 중심으로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은행권 금융사고는 2023년 33건, 696억9000만원에서 올해 1~7월 47건, 1708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7개월 동안 사고 건수는 이미 2023년 연간 수준을 넘어섰고 사고 금액도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사고 유형도 내부 직원의 일탈에 그치지 않는다. 소득·재직증명서 위·변조, 담보평가액 부풀리기, 허위 분양계약서를 이용한 외부 사기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이 원장은 제도만 만들어 놓고 실제 내부통제에 필요한 사람과 비용을 투입하지 않으면 사고를 막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충분한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제도 개선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며 지주그룹 내 금융회사들의 내부통제가 경영 전반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와 실행체계를 갖춰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의 금융사고 검사 방식도 한 단계 더 들어갈 전망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위규행위가 발생하면 개별 직원의 일탈 여부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가·보상체계가 적절했는지, 조직 차원에서 무리한 영업이나 위규행위를 유발할 만한 요인이 존재했는지 등 근본적인 문제까지 점검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시장과 국민의 신뢰 없이는 금융업이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은행지주 회장들에게 중요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 금융산업 전체에 미칠 영향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도 CEO 선임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내부통제, 소비자보호까지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금융지주가 지방 균형발전과 지배구조 개선, 내부통제 강화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지주 회장들은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 부족하거나 개선할 부분이 없는지 다시 점검하고, 금융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내부통제에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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