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 결정은 ‘지역’ 37.6%·‘숙소’ 20.5%…맛집·먹거리는 전체 계획서 56.4% 고려
숙소 정보는 네이버 검색 44.1%·NOL 33.2%·여기어때 30.2%…OTA는 가격·조건 비교 강점
관심 여행은 힐링 65.8%·미식 60.7%…로컬 문화·근교·호캉스도 상위권
가고 싶은 축제 1위는 김천 김밥축제 11.5%…지역 먹거리 축제까지 여행 목적지로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더파워 이설아 기자] 국내여행을 준비하는 방식이 ‘검색은 한 곳, 예약은 또 다른 곳’으로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여행 지역과 맛집, 관광지는 네이버에서 정보를 찾는 비중이 높은 반면 숙소는 NOL(야놀자)·여기어때 등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에서 가격과 조건을 비교한 뒤 예약하는 흐름이 강했다. 여행 목적도 단순 관광에서 힐링과 미식, 로컬 문화, 축제까지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
27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국내여행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행 계획 순서를 조사한 결과 가장 먼저 정하는 요소는 여행지역이 37.6%로 가장 높았다. 숙소가 20.5%로 뒤를 이었고 관광지·볼거리 13.0%, 맛집·먹거리·카페 11.7%, 이동수단·동선 11.1%, 축제·체험·액티비티 6.1% 순이었다.
하지만 여행 과정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먹거리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졌다. 맛집·먹거리·카페를 여행 계획의 1~3순위 안에서 결정한다는 비율은 56.4%로 여행지역 54.7%, 숙소 53.3%, 관광지·볼거리 49.1%보다 높았다. 처음부터 맛집을 정하고 여행을 시작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실제 여행계획에서는 빠지기 어려운 요소라는 의미다.
여행지역을 먼저 정한 사람은 다음 단계에서 숙소를 가장 많이 결정했고, 이후 이동수단과 동선을 정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반대로 숙소를 가장 먼저 결정한 사람은 맛집·먹거리·카페와 이동수단·동선을 차례로 고려했다. 숙소가 여행 목적이 되는 호캉스나 리조트 여행이 늘면서 ‘숙소를 잡은 뒤 주변에서 무엇을 할지 정하는’ 방식도 하나의 여행 패턴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자료=오픈서베이
정보를 찾는 플랫폼은 네이버가 강했다. 여행지역을 직접 알아보고 비교한 이용자 가운데 네이버 검색을 이용한 비율은 63.5%였고 관광지·볼거리도 63.5%, 맛집·카페는 63.0%, 축제·체험·액티비티는 68.2%에 달했다. 네이버 검색과 블로그, 지도·플레이스 등을 합친 네이버 계열 이용률은 항목별로 61.5~87.8% 수준이었다.
다만 숙소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숙소 정보 탐색 채널은 네이버 검색이 44.1%로 가장 높았지만 NOL이 33.2%, 여기어때가 30.2%, 네이버 예약 26.5%, 아고다 22.7%로 OTA가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숙소 분야의 OTA 이용률을 합치면 47.8%로 다른 여행 요소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플랫폼을 사용하는 이유도 달랐다. 네이버 검색을 이용하는 사람은 평소 자주 사용해 익숙하고 원하는 숙소나 정보를 빠르게 찾기 쉽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 반면 NOL과 여기어때 이용자는 가격과 조건을 비교하기 쉽고 여러 숙소를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실제 예약 단계로 넘어가면 차이는 더 선명해졌다. 네이버 예약을 최종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약·결제가 편리해서’였고, 익숙한 채널이라는 점과 원하는 객실·예약 조건, 채널에 대한 신뢰가 뒤를 이었다. NOL은 ‘가격이 가장 저렴하거나 합리적이어서’가 1위였고 여기어때는 예약·결제 편리성이 가장 중요한 선택 이유였다.
자료=오픈서베이
숙소를 처음부터 OTA에서 찾은 사람은 같은 플랫폼에서 비교와 예약까지 마치는 경향도 강했다. 반면 네이버 검색은 숙소 정보를 찾기 위한 출발점 역할이 강해 실제 결제 단계에서는 네이버 예약이나 NOL, 여기어때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여행 플랫폼 경쟁이 단순 이용자 수가 아니라 탐색·비교·예약 중 어느 단계를 장악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국내여행에서 유튜브의 존재감도 커졌다. 여행지역 정보 탐색에서 유튜브 이용률은 38.6%로 네이버 검색에 이어 두 번째였고 관광지·볼거리 35.6%, 맛집·카페 31.8%, 축제·체험·액티비티 31.1%를 기록했다. 숙소를 제외한 여행 요소에서 실제 모습과 다른 여행자의 경험을 영상으로 확인하려는 수요가 나타났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에서도 변화가 읽힌다. 최근 1년 내 국내여행 경험자들이 관심 있는 여행 유형으로 ‘자연·풍경을 즐기며 쉬는 힐링 여행’을 꼽은 비율은 65.8%로 가장 높았다. 맛집·카페·지역 먹거리를 즐기는 여행이 60.7%로 뒤를 이어 ‘쉬고 먹는 여행’이 국내여행의 양대 축을 형성했다.
전통시장·골목·로컬 문화를 즐기는 여행도 38.9%, 드라이브·근교 나들이는 38.7%, 호캉스·리조트 등 숙소 중심 여행은 33.6%를 기록했다. 축제·지역 행사를 즐기는 여행 24.9%, 전시·공연·문화 콘텐츠 여행 22.0%, 등산·트레킹·걷기 19.7%, 캠핑·글램핑 18.1% 등으로 관심 영역도 다양해졌다.
특히 20대 여성의 여행 관심 범위가 가장 넓었다. 전체 응답자가 관심을 보인 국내여행 유형은 평균 3.43개였지만 20대 여성은 평균 4.13개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많았다. 미식과 로컬 문화는 물론 전시·공연, 축제, 수상레저와 스포츠 등 문화·체험형 여행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향후 1년 내 가고 싶은 지역에서는 제주가 12.8%로 가장 높았고 부산이 11.3%로 뒤를 이었다. 경주 5.3%, 여수 5.2%, 울릉도 4.0%, 속초 3.6%, 서울 3.5%, 남해 3.4%, 강릉 3.3%, 전주 2.9% 순으로 나타났다.
거주지역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수도권 거주자는 부산과 여수, 남해 등 남쪽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비수도권 거주자는 서울 방문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강화도·영월·태안·구례·하동·청송 등 전국 각지의 지역도 여행 희망지로 폭넓게 언급됐다.
자료=오픈서베이
지역축제는 국내여행의 새로운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방문하고 싶은 축제가 있다고 답한 사람 가운데 김천 김밥축제를 꼽은 비율이 11.5%로 가장 높았다. 보령 머드축제 2.6%, 진주 남강 유등축제 2.5%, 서울 세계 불꽃축제 2.1%, 진해 군항제 2.0%, 부산 불꽃축제 1.8%, 구미 라면축제 1.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김천 김밥축제와 구미 라면축제처럼 지역과 음식을 결합한 축제가 상위권에 포함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불꽃·꽃 축제나 지역문화를 체험하는 전통 축제뿐 아니라 ‘먹으러 가는 축제’ 자체가 하나의 여행 동기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국내여행 시장은 더 이상 관광지를 정하고 숙박을 예약하는 단순한 구조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역을 검색하고 영상으로 실제 모습을 확인한 뒤 숙소 가격을 비교하고, 맛집과 로컬시장·축제를 하나의 동선으로 묶는 방식으로 소비 과정이 세분화되고 있다.
플랫폼 역시 각자 다른 지점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가 여행의 출발점인 정보 검색에서 강점을 보이고, OTA가 숙소 비교와 예약으로 이어지는 전환 단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유튜브는 실제 여행 경험을 확인하는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국내여행 경쟁의 핵심은 ‘어디가 유명한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얼마나 편하게 정보를 찾고 예약할 수 있는지, 그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먹거리와 문화가 있는지까지 여행 선택에 함께 작용하면서 국내여행 시장이 플랫폼과 로컬 콘텐츠가 결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