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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안군, 72억 원 농기계 보조금…군민 혈세는 누구를 위해 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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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안군, 72억 원 농기계 보조금…군민 혈세는 누구를 위해 쓰였나

박우량 전 군수 재임 시절 10개 영농조직에 72억 원 지원…특정인 중복 수혜 의혹

▲ 더파워뉴스 손영욱기자
▲ 더파워뉴스 손영욱기자
[더파워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72억 원'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신안군민이 낸 혈세이자 농업 경쟁력 강화와 농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쓰여야 할 공적 재원이다. 그런데 이 막대한 예산이 과연 당초 목적대로 사용됐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관련 보도를 통해 박우량 전 신안군수 재임 시절 추진된 농기계 보조사업의 지원 규모와 집행 실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2019~2020년 벼농사 규모화 지원사업을 통해 10개 영농조직에 배정된 농기계 구입 지원액은 72억1732만 원에 달한다. 그런데 일부 영농조합법인 대표자가 법인 명의로 농기계 구입 지원을 받고도 개인 명의로 지게차나 농업용 드론을 별도로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동영농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 실제로는 대표자 개인 중심으로 운영됐다는 주장과 보조사업으로 취득한 농기계를 매각했다는 내용까지 나왔다.

문제는 단순히 지원금의 규모가 아니다.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위해 지원했느냐다.

공동영농을 위해 지원한 농기계가 실제 조합원 공동의 자산으로 활용됐는지, 아니면 일부 대표자의 개인 농업경영에 집중적으로 사용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법인과 대표자 개인에게 각각 지원이 이뤄졌다면 중복수혜 제한 규정과 선정 기준이 제대로 적용됐는지도 밝혀야 한다.

더욱 눈여겨볼 대목은 사업비의 급증이다. 2019년 19억2641만 원이던 지원액은 2020년 52억9090만 원으로 1년 만에 174.7%나 증가했다. 2년 전체 지원액의 73.3%가 단 한 해에 집중됐다. 이처럼 대규모 예산을 집행하면서 대상자 선정과 심사, 사후관리는 과연 얼마나 엄격하게 이뤄졌는가다.

일부 영농조직에 수억 원씩 지원하면서 실제 공동영농 여부와 농기계 공동사용 실적을 제대로 확인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조금을 지급하는 순간 행정의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지원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 관리 의무는 지켜지는지, 처분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번에 제기된 의혹은 지원 대상 선정부터 사용, 사후관리까지 보조사업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박 전 군수를 도왔던 인사들이 이후 보조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반복적으로 지원받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물론 제보만으로 선거 관련 인사에 대한 특혜나 위법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원 대상자와 선정 과정, 심사 자료를 공개적으로 검증한다면 불필요한 의혹은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신안군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군은 관련 절차를 확인하고 부당한 사항이 발견되면 법령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원론적인 답변이 아니다.

당시 누가 지원 대상자를 선정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심사했는지, 법인 대표자 개인에 대한 별도 지원은 어떤 근거로 이뤄졌는지, 보조금으로 구입한 농기계는 누가 사용했고 현재 어디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농기계 매각 역시 단순히 5년 이상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당시 보조금 교부조건과 처분 제한 기간, 행정기관 승인 여부, 보조금 환수 규정 등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경찰 고발장 접수가 사실이라면 수사기관의 객관적인 사실관계 확인도 필요하다. 신안군 역시 과거 사업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당시 사업을 결정하고 집행한 과정부터 관리·감독 실태까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박우량 전 군수 재임 시절 추진된 사업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공방에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핵심은 전직 군수에 대한 정치적 평가가 아니라 군민의 세금이 공정하게 배분되고 당초 사업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특정 영농조직에 지원이 집중된 이유는 무엇인가, 법인 대표자 개인에게도 별도 지원이 이뤄진 경위는 무엇인가, 공동영농은 실제로 얼마나 이뤄졌으며 보조금으로 취득한 농기계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다.

농민을 위한 보조금이 일부의 이익을 위한 돈으로 변질됐다면 이는 농민을 배신하고 군민의 신뢰를 저버린 일이다. 72억 원은 행정의 재량으로 묻어둘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지원 대상 선정부터 집행, 사용, 매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낱낱이 검증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감사와 수사기관의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

보조금은 권력자의 선심도, 특정인의 전유물도 아니다. 군민의 혈세에는 주인이 있다. 72억 원의 농기계 보조금은 누구에게 돌아갔고, 누구를 위해 쓰였는가. 신안군은 더 이상 '확인 중'이라는 말 뒤에 숨지 말고 군민 앞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손영욱 더파워 기자 son4909@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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