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KB금융이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개선이 그룹 자기자본이익률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증권은 24일 KB금융에 대해 “비은행이 그룹 ROE 상승을 견인했고, 기존 자사주도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1조8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고 하나증권 예상치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최 연구원은 “홍콩 ELS 과징금 976억원을 추가 비용 처리한 뒤의 실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마저 상회한 호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개선은 이자이익 방어와 수수료이익 확대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은행 원화대출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그룹 순이자마진이 4bp 상승하면서 이자이익은 견조하게 유지됐다. 전분기 대비 이자이익이 소폭 줄어든 것은 1분기 영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풀이됐다.
수수료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증권업 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약 1800억원 증가했고, 은행 신탁보수도 약 580억원 늘면서 전체 수수료이익은 전분기보다 18.6% 증가했다. 시중금리 상승에도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예상보다 양호해 1분기 총영업이익은 5조원에 육박했다.
판매관리비는 다소 크게 증가했다. 다만 하나증권은 교육세 인상 영향 400억원과 증권 성과급 보정금액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봤다. 이를 제외한 경상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5% 안팎으로 추정했다.
대손비용도 순이익 방어에 기여했다. 은행의 매·상각 전 실질 연체와 부실채권이 다소 큰 폭으로 순증했지만, 그룹 대손비용은 5000억원을 밑돌았다. 최 연구원은 이 점도 양호한 순이익을 낸 배경으로 짚었다.
계열사별로는 KB증권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KB증권은 자산관리 부문뿐 아니라 세일즈앤트레이딩 손익도 크게 늘면서 34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ROE는 20%에 육박했다. 카드와 캐피탈도 순이익이 개선되면서 비은행 부문이 그룹 수익성 개선의 핵심 축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기존 자사주 전량 소각 결정이 주목됐다. KB금융 이사회는 신규 자사주 취득분 소각 외에도 과거부터 보유해 온 자사주 1430만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발행주식 수 대비 3.8% 규모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약 2조3000억원에 해당한다. 하나증권은 상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해석했다. 소각 이후 발행주식 수는 약 3억5000만주로 줄어들 전망이다.
자본비율은 우려보다 양호했다는 판단이다. 1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은 13.63%로 전분기 대비 19bp 하락했다. 하락 요인은 환율 상승 영향 -15bp,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 -11bp, 비은행 바젤3 경과 규정 영향 -6bp 등이었다. 은행 자본규제 완화에 따른 비상장주식 위험가중치 하락 효과는 +4bp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최 연구원은 “평가체계 고도화 작업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영향으로 보이며, 해당 작업이 완료되는 하반기에는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운영리스크 적용 기간 축소 등 추가 자본규제 완화 효과는 약 +20bp 내외로 추산되며, 내년 상반기 중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에는 비경상적인 자본비율 상승 요인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환율이 하락 전환했고 양호한 순이익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2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은 13.7%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주환원율은 올해 57%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의 1분기 주당배당금은 1143원이며, 연간 총 배당 예정액은 1조6200억원으로 추정됐다. 2분기 말 보통주자본비율이 13.7%에 도달할 경우 하반기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1조2000억원을 포함하면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1조9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추정 순이익 6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총주주환원율은 57%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봤다. 이어 “홍콩 ELS 관련 과징금 경감 모멘텀도 기대 요인”이라며 “강력한 수익성과 자본력을 보유한 리딩뱅크의 밸류에이션으로서 현 PBR 0.88배는 지극히 초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KB금융을 은행업종 최선호주로 계속 유지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