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우영 기자] 올해 9월 개막을 앞둔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준비 부실과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연쇄 셧다운이라는 사상 초유의 복합 위기를 맞은 전남 여수시장 더불어민당 후보가 2인으로 압축됐다. 수십년 지역 정치 경력의 김영규 예비후보와 정치 신인 서영학 예비후보다.
24일 지역 정가와 경제계에 따르면, 여수시는 현재 행정과 경제라는 두 개의 큰 축이 동시에 흔들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 당장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개최되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주 행사장인 진모지구 간척지의 배수 문제와 더딘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전국적인 지탄을 받고 있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제16회 국무회의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점검을 지시했고, 이어 16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직접 여수 현장을 찾아 질타성 주문을 내놓는 등 여수시의 행정력은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다.
여기에 지역 경제의 심장인 여수국가산업단지마저 지난 13일 기준 중동 사태와 중국발 석유화학 제품 공급 과잉으로 셧다운 공포에 휩싸였다. 여천NCC 3공장 가동 중단에 이어 주요 대기업들이 감산과 정비에 돌입하면서, 배후 상권인 무선지구와 학동 먹거리 골목은 폐업 안내문이 나붙는 유령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또한, 중동발 위기 등으로 내수 경제까지 악화하면서 호황을 누려야 할 봄철 관광산업마저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지역에서는 여수가 망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 같은 복합 위기 속에서 치러지는민주당 여수시장 경선은 6선 시의원 출신의 김영규 예비후보와 지방고시 출신의 정치 신인 서영학 예비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현직 정기명 시장이 탈락한 가운데, 두 후보는 각자의 강점을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 예비후보는 제9회 지방고등고시 합격 후 여수시청 혁신분권기획단장, 여성가족부 과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실무 부처에서의 경험을 오랜 기간 쌓아온 전형적인 관료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서 예비후보는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지는 여성가족부에서의 경력이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정치 신인이라는 점도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다.
김 예비후보는 6선 여수시의원과 두 번의 시의회 의장을 지내며 지역의 바닥 민심부터 실물 경제까지 꿰뚫고 있는 관록의 정치인이다. 특히 그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및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러낸 실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경제건설위원장 등을 거치며 지역 실물 경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수시청 전경
사상 초유의 비상 상황 앞에서는 연습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크다. 시장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결재 서류를 검토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치적 생명을 걸고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야전 사령관이라는 것.
이른바 부삼(부영3단지)로 불리는 여수 최대 번화가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38세 남성 김모 씨는 “정말 장사가 안 된다. 사회생활 시작 하고 줄곧 장사를 해왔지만,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제발 이번에는 여수를 제대로 아는 시장이 선출돼서 경제 문제를 해결해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선거만 되면 처음 보는 이름들이 자주 보인다”며 “여수가 무슨 정치하러 오는 동네도 아니고, 선거 때만 되면 출마하러 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웅천동에 사는 34살 여성 양모 씨는 “남편이 공단 하청업체에 다니는데 회사가 많이 힘든 것 같다. 어릴 때는 여수산단이 절대 망하지 않을 곳처럼 보였는데, 요즘은 다들 힘들어 한다. 산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치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돌산읍에서 반찬가게를 운영 중인 62살 여성 박모 씨는 “확실히 손님이 많이 줄었다. 몇 년 전만 해도 특산품 사러 오는 관광객들이 꽤 있었는데, 최근에는 발길이 끊긴지 오래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방선거로 이래저래 시끄러운 것 같은데, 여수를 정말 잘 아는, 골목 구석구석까지도 아는 사람이 뽑혀서 제대로 좀 이끌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4일과 25일 양일간 치러지는 결선 투표에서 여수 시민과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