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2030세대, 필름카메라·손글씨·보드게임 등 아날로그 경험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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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한승호 기자] AI와 디지털 기술이 일상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손으로 쓰고 직접 경험하는 아날로그 활동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6 아날로그 감수성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9.9%는 ‘디지털 기기 사용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아날로그 활동이 더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디지털 콘텐츠보다 아날로그 콘텐츠에서 더 큰 감동을 느낀다’는 응답도 53.8%로 과반을 기록했다.
/자료=엠브레인 트렌드센터(트렌드모니터)
AI 기술 발달과 아날로그 감수성의 관계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64.3%는 ‘AI 기술이 발달할수록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직접 쓰고, 만들고, 소유하는 경험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디지털 환경에서 느끼는 피로감도 아날로그 선호 흐름과 맞닿아 있었다. AI와 디지털 기기 사용 이후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으로는 ‘AI가 만든 것인지 사람이 만든 것인지 구분이 안 돼 혼란스럽다’는 응답이 43.7%로 가장 높았다. ‘디지털 기기 없이는 불안하고 의존하는 느낌이 든다’는 응답은 30.5%였다.
특히 디지털 의존에 대한 불안감은 2030세대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20대는 34.4%, 30대는 33.6%가 디지털 기기 의존에 따른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디지털 피로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40.0%는 ‘하루 중 일부러 스마트폰이나 화면을 보지 않는 시간을 만들려고 한다’고 답했다. ‘디지털 디톡스’에 대해 현재 실천 중이거나, 과거 실천 경험이 있거나,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73.4%에 달했다.
디지털 디톡스에 관심을 갖거나 실천하는 이유로는 ‘정신적 피로 및 번아웃 회복’이 26.0%로 가장 많았다. ‘수면의 질 향상’은 21.8%로 뒤를 이었다.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감각과 생활 리듬을 회복하려는 욕구가 아날로그 활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자료=엠브레인 트렌드센터(트렌드모니터)
최근 1년 이내 경험한 아날로그 활동으로는 ‘오프라인 서점 방문 및 책 구매’가 6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날로그 문구 페어·마켓 방문’ 30.9%, ‘보드게임 카페 방문’ 24.3% 순이었다.
2030세대는 다양한 아날로그 콘텐츠 경험에서 다른 연령대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핸드메이드 공예, 레코드샵 방문, 필름 카메라 현상소 방문 등에서 젊은 세대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SNS와 유튜브를 통한 콘텐츠 소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0대와 30대는 손글씨·필사 콘텐츠를 각각 40.4%씩 소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레트로·Y2K 패션 콘텐츠 소비는 20대 44.4%, 30대 32.0%였고, 필름 카메라·아날로그 사진 콘텐츠는 20대 41.6%, 30대 30.0%로 집계됐다.
주요 아날로그 콘텐츠에 대한 호감도도 높았다. LP·레코드 호감도는 67.9%, 종이 다이어리는 65.2%, 보드게임은 62.9%, 필름 카메라는 60.6%로 나타났다. 구매 의향은 종이 다이어리 55.5%, 보드게임 48.7%, LP·레코드 42.5%, 필름 카메라 42.2% 순이었다.
다만 관심이 곧바로 지출 확대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아날로그 콘텐츠 관련 지출이 이전보다 늘었다는 응답은 10.5%에 그쳤다. 아날로그 소비가 본격적인 구매 확대 단계라기보다는 경험과 취향을 탐색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엠브레인 트렌드센터(트렌드모니터)
아날로그 제품을 바라보는 인식은 기능보다 감성적 가치에 가까웠다. 응답자의 76.9%는 ‘아날로그 제품은 단순한 기능 이상의 감성적 가치를 제공한다’고 답했다. ‘오래된 방식이나 제품이 오히려 새롭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응답도 60.4%였다.
제품별 구매 이유에서도 아날로그 특유의 경험 가치가 확인됐다. 종이 다이어리 구매 의향자는 ‘손으로 쓰면 머리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서’라는 응답이 56.4%로 가장 많았다. ‘직접 써야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에’라는 응답도 49.5%였다.
보드게임 구매 의향자는 ‘실제 사람들과 교감하는 것이 좋아서’가 49.5%,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고 싶어서’가 45.0%로 나타났다. 디지털 게임과 달리 같은 공간에서 대면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동기로 꼽혔다.
필름 카메라 구매 의향자는 ‘진짜 기록을 남긴다는 느낌이 들어서’가 46.9%, ‘한 장 한 장을 잘 찍으려고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가 37.0%였다. LP 구매 의향자는 ‘LP판만의 독특한 음질을 느껴보고 싶어서’가 65.9%, ‘복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가 46.1%로 조사됐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아날로그 콘텐츠는 단순한 복고 소비를 넘어 디지털 환경에서 얻기 어려운 몰입감과 직접적인 경험, 사람 간 교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소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