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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수술 중 반복 채혈 줄인다…이산화탄소 예측 AI 나왔다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7-21 10:32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 김현호 교수팀 연구…기존 호기말 이산화탄소 단독 측정 대비 평균오차 23% 감소

(좌측부터)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현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주현 전공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조채은 학생
(좌측부터)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현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주현 전공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조채은 학생
[더파워 이설아 기자] 소아 수술 중 채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인공지능 기반 모니터링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 김현호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수술 중 생체신호 데이터를 활용해 소아 환자의 동맥혈 이산화탄소 분압을 추정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동맥혈 이산화탄소 분압은 수술 중 환자의 환기 상태와 산-염기 균형을 확인하는 핵심 지표다. 마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호흡 이상을 파악하고 기계환기 설정을 조정하는 데 활용된다.

가장 정확한 측정 방법은 요골동맥이나 대퇴동맥에 동맥관을 삽입한 뒤 채혈해 혈액가스분석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소아는 혈관이 가늘어 동맥관 삽입 과정에서 혈관 손상이나 혈류 장애 등 합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반복 채혈에 따른 부담도 있다. 수술 중 출혈을 겪는 소아 환자에게 반복적인 혈액 채취는 빈혈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의료 현장에서는 정밀한 감시와 침습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했다.

비침습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호기말 이산화탄소도 활용되지만 한계가 있다. 환기-관류 불균형 등의 영향을 받을 경우 실제 동맥혈 이산화탄소 분압과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호기말 이산화탄소와 임상 정보를 AI와 결합했다. 수술 중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생체신호를 함께 분석해 동맥혈 이산화탄소 분압을 더 정확히 추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연구진이 구축한 공개 수술실 생체신호 데이터베이스인 VitalDB가 활용됐다. 연구팀은 소아 환자 3586명으로부터 확보한 호기말 이산화탄소와 동맥혈 이산화탄소 분압 데이터 8853쌍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변수별 영향력을 확인하기 위해 샤플리 부가설명값 분석도 적용했다. 이 기법은 머신러닝 모델이 특정 추정값을 낼 때 각 입력 변수가 얼마나,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계산하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 모델에 반영된 핵심 변수는 10개다. 호기말 이산화탄소, 체온, 분당 환기량, 연령, 흡입 산소 분율, 심장 질환 유무, 폐 순응도, 수술 전 헤모글로빈, 체질량지수, 평균 동맥압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AI 모델은 기존 호기말 이산화탄소 단독 추정 방식보다 평균오차를 낮췄다. 기존 방식의 평균절대오차는 3.56mmHg였지만, AI 모델은 2.73mmHg로 약 23% 감소했다.

외부 검증에서도 일정한 성능이 확인됐다. 충남대학교병원 소아 환자 50명, 92건의 데이터에서는 평균절대오차 3.65mmHg를 기록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2024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수집한 소아 환자 499명, 2138건의 시간적 검증 코호트에서는 평균절대오차 3.67mmHg를 보였다. 연구팀은 기관과 시기가 다른 데이터에서도 재현성이 확인된 만큼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는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주현 전공의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조채은 학생이다. 연구팀은 소아 수술 중 생체신호 데이터를 활용해 동맥혈 이산화탄소 분압을 추정한 첫 연구라는 점에 의미를 뒀다.

김현호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모델이 동맥혈가스검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동맥관 삽입이 어렵거나 혈액가스검사를 자주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용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아 신경외과 수술처럼 이산화탄소를 정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환자에서 임상적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며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향적 임상시험을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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