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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탈탄소 비용, 정부가 메운다…K-스틸법 이어 ‘차액 보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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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탈탄소 비용, 정부가 메운다…K-스틸법 이어 ‘차액 보전’ 시동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19 12:20

저탄소 철강 인증·특구·우선구매·사업재편 지원 근거 마련
배출권 가격이 약정가 밑돌면 정부가 차액 지급…전기요금·EU 관세는 부담

평택항에 쌓여있는 철강 제품/연합뉴스
평택항에 쌓여있는 철강 제품/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환 비용을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는 제도적 틀이 갖춰지고 있다. 저탄소 철강 기술과 설비투자, 실증, 공공구매를 지원하는 ‘K-스틸법’이 시행된 데 이어 배출권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정부가 차액을 보전하는 탄소차액계약제도 법제화도 추진된다.

고로를 전기로로 전환하고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하려면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탄소감축 비용과 시장 불확실성을 개별 기업에만 맡겨서는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과 탈탄소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 이른바 K-스틸법은 지난 6월 17일부터 시행됐다.

정부는 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전환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정책 조정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맡는다.

특별위원회에는 재정경제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와 산업계·학계·노동계·연구기관 관계자가 참여한다.

산업부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와 국내 기술 수준, 특허 보유 여부, 산업화 단계와 시장성 등을 따져 저탄소 철강기술을 선정할 수 있다. 대상 기술에는 고로·전기로의 탄소 저감 기술과 수소환원철 기술, 고로의 전기로 전환 등이 포함된다.

선정 기술은 5년마다 재검토한다. 정부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사업화와 사용 확대, 실증시험, 신뢰성 평가, 성능 검증에 들어가는 비용도 지원할 수 있다.

공기업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보유한 실증·생산시설을 철강사업자에게 개방하고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공동으로 사용할 실증시험·성능검증 설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비용도 지원 대상이다.

정부는 생산 방식과 적용 기술,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 등을 기준으로 저탄소 철강 인증제를 운영한다.

인증을 받은 철강 생산자와 사용 기업에는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유통체계 구축, 고용창출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인증기준 유지 여부는 연 1회 이상 점검한다.

공공기관의 구매 수요도 활용한다. 정부는 공공기관 등에 저탄소 철강 우선구매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기술개발과 생산설비 구축 이후에도 수요 부족으로 상용화가 늦어지는 문제를 공공 조달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철강기업과 관련 지원시설이 밀집한 지역은 저탄소 철강 특구로 지정할 수 있다. 기업 집적도와 경쟁력 강화 효과,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확보 가능성, 전문인력 유치 여건, 도시개발과 지역발전 연계성 등이 지정 기준이다.

철스크랩 등 재생철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재생철자원 가공 전문기업 제도도 도입된다. 필요한 부지와 시설·장비, 재무능력을 갖춘 기업을 전문기업으로 지정하고 서면·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저탄소 철강 생산에는 기존 고로 중심 체제보다 많은 전력과 수소, 용수가 필요하다.

정부는 철강산업에 필요한 전력·용수·수소 공급망 설치와 확충 계획을 각각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국가수도기본계획,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전문인력 양성기관과 특성화대학을 지정해 교육과 연구, 교원 확충 비용도 지원할 수 있다. 해외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에서 근무하는 전문인력을 조사하고 국내로 유치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사업재편 기업에는 조세 감면과 고용유지지원금, 산업단지 개발, 환경기준, 기술검증 관련 특례를 적용할 수 있다. 철강기업 간 공동행위가 산업부 승인을 받으면 공정거래법상 인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도 마련됐다.

공동행위를 신청하는 기업은 재무자료와 손익 현황, 생산능력, 대체재 수급 전망, 상품가격과 생산능률의 국제비교 자료 등을 산업부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K-스틸법 시행과 별도로 한국형 탄소차액계약제도 법제화도 추진하고 있다.

탄소차액계약은 기업이 저탄소 설비에 투자할 때 정부와 기준 탄소가격을 사전에 약정하는 방식이다. 실제 배출권 가격이 약정 가격보다 낮으면 정부가 기업에 차액을 지급한다. 시장가격이 약정 가격을 웃돌면 기업이 초과분을 정부에 돌려주는 양방향 정산 구조다.

저탄소 기술은 초기 투자비가 크지만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감축 수익은 배출권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배출권 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지면 기업이 탄소감축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들어 투자 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

탄소차액계약은 정부가 일정 수준의 탄소가격을 보장해 투자 불확실성을 낮추는 장치다. 철강뿐 아니라 석유화학과 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이 지원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원 대상 업종과 기술, 최소 감축량, 입찰·선정 절차, 기본계약 가격 산정 방식, 재정지출 상한 장치 등을 검토하는 ‘한국형 탄소차액계약제도 설계 및 법령안 마련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K-스틸법을 통해 중장기 지원 근거가 마련된 점은 환영하면서도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가 최종 법안에서 제외된 점을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고로 생산보다 전력 사용량이 많다.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지 않은 채 설비 전환만 추진하면 국내 철강사의 생산원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연합의 수입 규제도 부담이다. 대신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7월 1일부터 수입 철강제품에 적용하는 글로벌 무관세 할당량을 약 46% 줄이고, 할당량을 초과한 물량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높였다.

국내 철강산업은 저탄소 설비투자와 전력비 상승, 글로벌 무역장벽 강화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K-스틸법 시행령에 따른 인증제와 특구 지정 절차를 추진하는 한편 탄소차액계약제의 지원 대상과 계약가격 산정 방식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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