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장관 LH 사장 재직 시절인 2019년 총 계약금액의 72.9% LH 전관 영입업체가 싹쓸이
29일 시민단체 경실련은 LH 전관을 영입한 업체들이 최근 6년간 LH가 발주한 용역 절반 이상을 독차지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파워=김시연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관을 영입한 건축사무소가 최근 6년간 LH가 발주한 설계용역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LH 전관 약 90명을 영입한 업체 총 47곳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LH가 수의계약을 통해 발주한 297개 사업(전체 대비 55.4%), 총 6582억원(전체 대비 69.4%)을 가져갔다고 발표했다.
설계용역 수의계약 규모는 2015년 633억원에서 2020년 1545억원으로 6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근무하던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LH 전관 영입업체가 설계용역 수의계약을 수주한 사업 건수 및 사업금액 증가는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에는 전체 계약금액 2895억원 중 2109억원(72.9%)을 LH 전관 업체들이 싹쓸이 했다.
LH와 설계용역 수의계약을 체결한 상위 10개 업체는 모두 LH 전관을 영입한 업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위 10개 업체의 수의계약 건수는 121건으로 전체 수의계약 건수 536건 중 23%를 차지한다. 이들 10개 업체가 LH와 계약한 금액은 3596억원으로 전체 설계용역 수의계약금액 9484억원 중 38% 규모다.
경실련 측은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 중 7개 사업이 LH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했고 공동도급으로 참여한 사업을 포함하면 단 1개 사업을 뺀 9개 사업 모두를 LH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한 것”이라며 “이처럼 수십억원이 넘는 설계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에 대한 수의계약 체결이 모두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 사장 재직시절에 체결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LH가 설계용역 수의계약으로 추진한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 중 7개는 LH 전관 영업업체가 수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LH 전관 영입업체가 공동도급 형태를 통해 참여한 사업까지 포함하면 10개 사업 중 9개 사업은 LH 전관 영업업체가 독차지했다.
계약금액이 87억3000만원을 가장 큰 ‘경산대임 A-5, 6, 7BL 공동주택 설계용역’은 LH 전관 8명 영입한 C건축사무소가 지난 2020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무소는 추후 개별사업금액 규모 10번째로 큰 ‘군포대야미 B-1BL 공동주택 설계용역’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에 따르면 상위 10개 사업의 수의계약 체결은 공교롭게도 모두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 사장이던 시절 이뤄졌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경쟁 입찰로 발주되는 건설사업관리용역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LH는 이 기간 동안 총 290개 사업(8035억원 규모)를 발주했는데 이중 LH 전관을 영입한 업체들이 전체 대비 39.7%를 차지하는 115건을 수주했다. LH 전관 영입 업체들이 수주한 금액은 총 3853억원으로 전체 금액 중 48%에 해당한다.
이중 지난해의 경우 LH 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한 금액은 전체 발주금액 3080억원 중 1776억원(57.7%)으로서 금액과 비율이 어느 때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았다.
경실련은 LH를 대신할 주택청 신설, 변창흔 국토부 장관의 직무 즉각 중단, LH 임직원 대상 재취업 확대 및 중간관리직 이상 LH 전관 재취업 현황 모두 공개 등 세 가지를 정부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